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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노총각들이 통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우리 새끼'(연출 곽승영, 이하 '미우새')에는 가수 김건모, 방송인 박수홍, 가수 토니안, 영화 평론가 허지웅이 출연한다. 이외 무척 중요한 역할들이 있는데 각 출연자들의 어머니들이다. MC는 방송인 신동엽, 배우 한혜진,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이 맡았다.
지난 8월 26일 첫 방송된 '미우새'는 이후 금요일 밤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7일 밤 방송분은 10.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경쟁 프로그램 MBC '나 혼자 산다',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을 가볍게 물리쳤다.
'미우새'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노총각들로 범위를 좁힌 '나 혼자 산다' 같은 느낌이었지만 '미우새'는 비장의 무기를 감춰두고 있었다.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출연자들의 어머니들 시각에서 풀어내며 감동과 재미를 엮어 낸 것이다. MC들이 양념으로 치는 입담도 풍미를 더한다.
'나 혼자 산다'가 1인 가구 및 싱글족이 많아진 현대를 공략해 기획됐다면, '미우새'는 노총각에 포커스를 맞췄다.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겼지만, 여자친구도 없이 지내고 있는 출연자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호기심과 공감대를 동시에 유발했다. 모든 관찰의 결말이 '기승전-결혼'으로 마쳐진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 엿볼 수 있는 각 출연자들의 삶의 이야기와 속내들은 '미우새'를 보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적령기를 넘기고도 아직 결혼하지 못한 대중의 공감대를 사며 '결혼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던지고 있기도 하다.
'미우새' 인기 요인에 가장 유효한 것은 어머니들의 입담이다. 김건모 어머니는 특유의 돌직구 화법을 구사, 에둘러 표현할 줄을 모른다. "저거 어쩌냐", "이상하네", "큰일이다"라는 등 남의 아들을 향해서도 거침 없이 말하지만, 다 자기 아들 같은 걱정으로 하는 말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에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 김건모 어머니는 입담에 있어 날고 긴다는 신동엽도 연륜으로 휘어잡아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 아들 걱정에 안절부절하는 박수홍 어머니, 왕년 아들 인기를 그리워 하는 토니 어머니, 애틋하고 소녀 감성을 가진 허지웅 어머니 등 저마다 캐릭터가 확실하다.
MC들의 호흡도 자리를 잡았다. 신동엽은 출연자들을 웬만큼 잘 아는 연예계 마당발로서 아들 친구 같은 느낌을 준다. 가끔은 깐죽대지만 어머니들은 귀엽게 보는 눈치다. 한혜진은 유일한 여자 MC이자 기혼자로서 객관적 시각을 제시하고, 조언도 건네는 역할이다. 이혼 이력이 있는 서장훈은 어머니들에게 있어 위로의 대상이면서도 또 한편 짠한 아들 친구 같은 느낌을 준다.
'미우새'는 노총각이라는 키워드와 그들의 어머니, 세 MC가 절묘하게 만들어 가는 새로운 포맷의 관찰 예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사진 = SBS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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