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 베테랑 포수 정상호(34)의 '가을 DNA'가 LG를 춤추게 하고 있다.
LG는 지난 FA 시장에서 정상호를 4년 32억원에 영입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182 1홈런 10타점에 그친 것이다. 경기수 또한 절반 수준인 77경기에 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정상호는 포스트시즌에서만 39경기를 뛴, 누구보다 가을야구를 잘 아는 선수다. 그리고 그 경험이 LG의 뼈와 살이 되고 있다.
정상호는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투수 류제국과 호흡을 맞추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류제국은 8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9회말에는 우전 안타로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 LG가 1-0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데 한 몫을 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 마스크를 쓴 정상호는 헨리 소사의 강속구를 최대한 살리는 리드로 만루 위기에서도 거뜬히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도 번트 실패를 만회하는 안타로 득점에 불을 지폈다.
정상호는 현재 타석보다는 안방에서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포수는 수비가 먼저다. 최소 실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정상호는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으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를 잘 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가을야구를 처음 접하는 몇몇 후배 선수들은 정상호의 조언을 듣기를 원했다.
"나는 나서서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후배들이 나에게 물어본다. 처음에 생각한 것을 그대로 밀고 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생각한 것을 먼저 실천하고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자는 의미다"
LG 안방을 함께 이끌고 있는 유강남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유)강남이도 정규시즌처럼만 하면 좋을 것이다"는 정상호는 "앞으로 경기에 나갈수록 점점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유강남은 데이비드 허프가 등판할 예정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마스크를 쓸 것이 유력하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정상호. 정규시즌에서 워낙 부진한 탓에 이번 가을을 앞두고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나 그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정상호의 존재감으로 LG의 가을야구가 탄력을 받고 있다.
[LG 정상호가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의 경기 6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1타점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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