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GC인삼공사가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한 경기에 불과했지만, 선수 구성을 봤을 땐 4강에 오른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도 노릴만하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2일 열린 서울 SK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개막전서 100-95 역전승을 따냈다. 2012-2013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따낸 첫 경기 승리였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중반 8연승, 홈 12연승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울산 모비스, 고양 오리온의 양강 체제를 깨지 못했다. 오히려 막바지 매섭게 치고 올라온 전주 KCC가 정규리그 1위까지 도약,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다. 김승기 감독이 “올 시즌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인 이유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각 팀들이 대비한 만큼, 트랩이 지난 시즌만큼 통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속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팀 컬러는 똑같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찰스 로드보다 느리지만, 문제없다”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스틸(8.4개), 팀 속공(5.2개), 상대 실책 유도(17개)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오세근·사익스, 쾌조의 출발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을 개막 4연패로 시작했다. 이를 딛고 3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성과였지만, 초반 부진은 보다 높은 순위로 정규리그를 마칠 수 없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라고 운을 뗀 김승기 감독은 “후반에 치고 나가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의 시즌 행보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요소는 오세근과 키퍼 사익스의 컨디션이다. 김승기 감독은 SK전에 앞서 “(오)세근이, 사익스 걱정을 가장 많이 했다. 사익스가 사실 발바닥 부상 탓에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다. 초반에는 사이먼 위주로 경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우에 불과했던 걸까. 오세근과 사익스는 시즌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뽐내며 KGC인삼공사의 역전승을 합작했다. 특히 오세근은 골밑에서 힘, 센스를 바탕으로 1쿼터에 10득점을 집중시켰다. KGC인삼공사가 1쿼터에만 7개의 3점슛을 허용했음에도 사정권에서 경기를 이어간 요인이었다. 4쿼터에도 결정적인 스틸, 득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오세근은 “오랜만에 뛴 개막전인데, 최근 2주간 컨디션은 좋았다. 감독님이 연습경기에서 (출전시간을)조절해주신 덕분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우리 팀의 공격력은 좋다고 생각한다. 수비만 신경 쓰면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도 걱정을 덜은 듯 “오늘처럼만 해주면 문제없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익스는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이 내놓은 히트상품 조 잭슨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눈길을 끌었던 단신 외국선수다. 실제 SK전서 잭슨을 연상케 하는 덩크슛을 터뜨리는 등 20분 8초만 뛰고도 15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김승기 감독은 이를 두고 “잭슨만큼은 아니지만, 히트 칠 것 같다”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KGC인삼공사는 비시즌 박찬희가 이적, 김기윤 외에 무게감 있는 가드가 없는 터였다. 사익스가 지난 시즌 뛴 마리오 리틀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야 하는 이유다.
스타일이 다른 만큼, 사익스는 마리오와는 또 다른 항목에서 공헌해야 한다. 마리오가 2~3번 포지션을 소화한 반면, 사익스는 경기운영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외국선수다. 팀 내에 슈팅능력을 갖춘 자원이 많은 만큼, 꾸준히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사익스는 기대 이상의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터.
이정현은 사익스에 대해 “서로 몸이 안 좋아 호흡을 많이 맞춰본 건 아니지만, 패스능력은 확실히 마리오보다 낫다. 공격력이 없는 편도 아니다. 가드가 약한 우리 팀에 잘 맞는 선수 같다. 아직 어려서 한국농구를 이해할 수 있게 얘기도 많이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인, 2라운더 먼저 선발 투입?
KGC인삼공사는 지난 3일 열린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재미를 못 봤다. 12.5% 확률로 로터리픽을 얻지 못했고, 이어진 추첨에서도 미끄러져 8순위에 그쳤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1라운드 8순위 김철욱(경희대), 2라운드 3순위 박재한(중앙대)을 지명했다.
이 가운데 오히려 데뷔전을 먼저 치를 것으로 보이는 쪽은 2라운더 박재한이다. 박재한은 SK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실제 김승기 감독은 이날 박재한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기도 했다.
김승기 감독은 박재한에 대해 “순위치곤 잘 뽑은 선수다. 훈련할 때 보니 기동력이 (김)기윤이보다 낫고, 속공 전개도 잘하더라. 팀 내에 슈터가 많아 기대하고 있다. 1라운드 내에 선발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철욱은 데뷔전을 치르기까지 보다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김승기 감독은 “2라운드부터 (기용하는 것을)생각 중이다.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신인들 덕분에 (김)민욱이, 기윤이가 자극을 받을 것이다. 민욱이는 훈련할 때 (김)철욱이 슛 잘 들어가는 것을 보더니 연습을 안 쉬더라. 사실 무릎을 다쳐서 쉬어야 하는 시기인데, 자극을 받은 것 같다.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상), 박재한(하).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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