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신인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건 프로야구의 별책부록과 같다. 더불어 프로야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귀중한 참고자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데뷔하는 신인들도 시범경기를 통해 예열을 마쳤다. 벌써부터 화제의 중심에 선 신인도 있고,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1군 엔트리 경쟁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미국무대에서 U턴, 뒤늦게 데뷔무대를 맞이한 신인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의 신재영(넥센)처럼 의외의 인물이 스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 이정후, ‘이종범 DNA’ 뽐낸다
올 시즌 데뷔하는 신인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는 이정후(넥센)다. 한국야구의 레전드로 불리는 이종범(前 기아)의 아들이라는 점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충분하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서 12경기에 출장, 타율 .455(33타수 15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는 결승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아직 분명한 포지션을 부여받진 못했지만, 타격만큼은 재능을 보여준 만큼 점진적으로 팀 내에서 맡을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투수 가운데에는 고우석(LG)이 시범경기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은 투수 중 1명이었다. 5경기 기록은 4⅔이닝 평균 자책점 7.71. 고우석은 총 4볼넷을 범한 데다 하주석(한화)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는 등 아직까지는 긴장감을 덜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150km에 달하는 직구를 던지기도 한 만큼,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성장의 폭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 역시 “나도 현역시절 사구를 던진 적이 있는데,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일단 씩씩하게 던지는 투수인 만큼, 발전 가능성은 있다”라며 고우석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박진태(KIA)도 고우석과 같은 5경기 4⅔이닝을 소화했다. 박진태의 기록은 1홀드 2볼넷 3탈삼진 평균 자책점 3.86. 이용철 KBS N 해설위원이 “옆구리 투수라서 관심이 간다”라 말하는 등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인이기도 하다. 임창용의 노하우를 곁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박진태가 성장하는데 있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시간이 필요한 ‘해외파’
지난해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유독 미국무대에 도전했던 선수가 많이 지명돼 눈길을 끌었다. 김진영(한화)을 비롯해 남윤성(SK), 신진호(NC) 등이 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 모두 시범경기에서는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다. 김진영과 남윤성은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신진호만 4경기서 4타수 1안타를 남겼을 뿐이다. 학창시절 높은 평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팀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국내무대 적응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1군 전력으로 활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칫 선수의 자신감만 저하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영(한화)은 지난 시즌 한화가 LG를 상대로 치른 개막 3연전 가운데 2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제구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김재영은 1~2군을 오르내리다 데뷔시즌을 마쳤다.
선수 개개인의 성향, 팀 사정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일단 2군에서 프로무대에 적응한 후 1군 엔트리에 진입하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하나다.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험’을 쌓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신인들에겐 인내가 필요하며, 조급함을 버리고 부름을 기다리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상), 김진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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