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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악녀'는 제70회 칸 영화제가 먼저 알아봤다. '악녀'는 당초 개봉이 6월이 아니었지만, 칸 영화제의 부름에 이어 개봉일 또한 6월로 앞당겼다. 독특한 촬영 방식과 여배우 김옥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은 그 어떤 남자배우의 액션보다 과감하고 치열하다.
정병길 감독은 칸 영화제 이후 '악녀' 개봉을 앞두고 설레고 긴장된 모습이었다.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대된 '악녀'는 긴 기립박수를 받았고 이미 전세계 136개 나라에서 선판매가 되는 등의 수확을 거두고 금의환향했다. 지난해 '부산행'이 있었다면 올해는 '악녀'였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서 정말 기뻤어요. 영화가 갖고 있는 느낌이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어요. 할리우드나 유럽에서 보지 못한 것을 아시아에서 보게 돼서 새롭지 않았을까요. 할리우드가 갖고 있는 안정적인 것에 비해 저는 불안한 느낌의 앵글들을 선호하면서 영화를 끌고 가요. 그런 점에서 공포도 생각한 것 같아요."
'악녀'는 칸 영화제에서 약 2시간 15분 가량 상영이 됐지만 6분 30초 가량을 재편집, 123분의 러닝타임으로 최종 상영이 결정돼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정병길 감독은 이야기가 더 빠르게 전개되면서도 CG, 사운드, 색 보정들을 더 손보며 영화제 때보다 더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었다.
'악녀'에서 숙희 역을 맡은 김옥빈은 '박쥐' 이후 8년 만에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극 중 숙희는 최정예 킬러로, 시작부터 수 백 명의 사람들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그야말로 악녀로 등장한다. 김옥빈은 액션에 최적화된, 대안이 없는 배우였다.
"김옥빈 씨는 현장에서 원하는 것을 많이 하려고 했던 배우였어요. 진지하고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다른 배우들과 다른 점은, 촬영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그렇게 하는 것을 본인이 좋아하고, 테이크를 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보였어요."
여성이 주체적으로, 그 중에서도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원톱영화는 충무로에서 극히 드물다. 시나리오가 있어도 대부분 제작이 되기까지, 어려운 시간들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병길 감독은 새로운 느낌의 한국 영화를 만들고자 결정했다.
"'악녀'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호불호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가 100명이 다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걸 떠나서 왜 이게 되고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어떤 부분은 저도 마음에 안드는게 있고 드는 것도 있어요.(웃음) 그런 것은 관객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악녀'를 기점으로 '원더우먼', '미이라' 등 6월에는 걸크러시가 폭발하는 국내외 작품들이 대거 출몰한다. 그 안에서 국내 여성 영화는 '악녀'가 유일하다.
"여러 작품들 중에 '악녀'가 잘 살아남았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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