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안경남 기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무대에선 자신이 원하는 공격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란, 우즈벡과 2연전은 어느 때보다 힘든 2경기였다”며 “국가대표 감독이란 자리는 항상 무겁다. 어제 통과하면 모든 게 기쁠 줄 알았는데 통과하고 나니까 러시아월드컵이란 생각이 머리에 스쳐갔다. 벌써부터 그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같은 시간 이란과 2-2로 비긴 시리아(승점13)를 제치고 조 2위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축구 팬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결과를 떠나 내용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축구란 것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축구협회에서 1년 예산의 절반을 감독에게 투자하면 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2년 반을 하고 신태용이 왔다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건 없다. 비난은 인정한다. 이제는 월드컵이란 큰 목표를 향해 서서히 바꿔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까진 9개월이 남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년 준비로 결과를 내지 못한 홍명보 전 감독보다 짧은 시간이다.
신태용은 “본선에 올랐으니까 협회, 기술위원회와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할 것이다. 어제 끝났기 때문에 아직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가서 상의하고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이 모든 걸 바꿀 순 없다. 이번에도 조기소집으로 했지만 부족했다. 대표팀은 장거리를 이동하고 컨디션을 조절하고 시합에 나간다. 팀을 완벽히 만들어서 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이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처럼 장기간 맡는다면 색깔을 입힐 수 있지만 지금처럼 짧은 기간으로는 색깔을 입히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2경기 무득점에 그친 공격력 부진에 대해선 “매 경기 골을 넣는다면 한국은 세계랭킹 10위 안에 들어가야 한다. 어제 공격수들이 해결을 해줬다는 그런 이야기가 안 나왔을테지만, 그렇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문전에서 여유를 가지고 집중력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을 월드컵 본선에선 자신이 강조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연전에 대해선 팬들의 비난을 이해한다. 그러나 올림픽에 가서도 그랬지만 세계 강팀과의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월드컵에서 어느 조에 속할지 모르지만 수비만하다가 축구를 끝내진 않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격 축구를 하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10월 A매치 기간에 두 차례 유럽 원정을 추진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깨지더라도 강팀과 하고 싶다. 부딪히면서 우리의 수준도 알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을 위해 희생한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 등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동국은 먼저 내려 놓고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 고참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었다”며 “이들의 월드컵을 장담할 순 없지만 내년에도 기량을 유지하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 시절 대표팀과 연이 없던 신태용은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가게 됐다. 그는 “사실 월드컵에 간다는 실감이 안 난다. 한국에 가야 나도 이제 월드컵에 가겠구나 생각할 것 같다. 첫 월드컵 출전이니까 대박나도록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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