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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배우 차지연의 영화 같은 인생은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30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서는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서범석, 차지연이 출연했다. 그는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애정과 처음 뮤지컬을 시작할 때의 이야기, 남편과의 만남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차지연의 삶은 그야말로 드라마틱 했다. 그러나 열정이 있어 모두 극복할 수 있었고 실제로 영화 같은 이야기도 펼쳐졌다. 매 작품 때마다 열정이 눈 앞에 드러나는 배우인 만큼 '컬투쇼'에서도 열정이 가득한 입담이 컬투마저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이날 차지연은 '서편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시력을 점점 잃는 연기를 위해 실제로 2막에서는 렌즈도 빼버린다고 밝혔다.
"나 같은 경우 시력이 안 좋아서 1막은 렌즈를 끼고 2막에는 렌즈를 빼고 진짜 안 보이게 한다. 난시에 근시에 최악이다. 렌즈를 빼면 뿌옇다"며 "진짜 안 보여서 어쩔 때는 좋기도 하다. (관객들)눈빛을 보면 긴장할 때도 있는데 그 눈빛을 보지 않고 내 것에 빠져들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차지연은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들려줬다. 고3 때까지 국악 신동 소리를 들으며 국악을 전공한 그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국악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속상했지만 '내가 잘 하는게 뭐지?' 고민하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가수의 꿈을 갖고 상경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팠다. 그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7~8년 돌아다녔는데 기획사 다 두드리고 다 사기 당하고 돈 뜯겼다"며 "너무 질려서 '이거 안해' 하고 '평범하게 살겠다' 하고 은행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은행에서 일하던 그는 우연히 그만둔 예대 동기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뮤지컬 오디션을 추천했고, 오디션에 임한 그는 심바 엄마 역을 맡아 일본 연수를 가게 됐다. 드라마틱한 인생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지연은 "'라이온킹' 연수를 받으러 일본에 갔다. 가서 '라이언킹' 보면 동물 탈을 쓰는데 열심히 탈을 닦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일본 방송에서 스케치가 나왔다"며 "원숭이 주술사 역할을 10년 가까이 한 유명한 선배가 있었는데 너무 익숙하니까 연습하는 장면을 신인이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탈 닦고 있는데 갑자기 그 대표님께서 저를 기억도 못 하실텐데 내 이름을 불렀다. 선배님이 하는 역할을 연습하는걸 찍자고 했다"며 "오디션 때 내 목소리를 듣고 '나이가 어린데 목소리 안에 눈물이 있어' 했다고 한다. '아시아의 별이 될 아이야. 쟤를 유심히 보고 쟤 목소리는 진짜 뭐가 있다. 드라마가 있다'고 해서 그 때 그 역할로 연습하는 장면을 찍어 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스물 다섯살에 전혀 경험 없는 내가 된 거다. 연습을 진짜 미친듯이 했다. 방에 틀어 박혀 계속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차지연은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다시 한국 뮤지컬계에서 실력을 인정 받아 다양한 작품을 하게 됐다.
남편 윤은채도 그 이후 만났다. 차지연 팬이었던 남편은 힘든 상황에 놓였던 차지연에게 힘이 됐다. 차지연은 "내가 삶의 우여곡절과 모진 폭풍을 지나고 2015년 '드림걸즈' 재연하고 있을 때 남편이 같이 작품을 했다"며 "그 때 내 몸상태 최악, 이성 상태도 최최악이었다. 한 번도 솜사탕 같은 사랑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모든걸 다 닫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몸도 너무 아프고 '다 안해' 했는데 갑자기 그 때 남편이 그 정신과 몸이 너무 건강하더라"며 "나는 정신 건강한 남자를 못 만나 봤다. 그래서 그냥 그 건강한 것에 바로 한방에 간 거다. 그래서 좀 조심스러웠다. 남편은 올바르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다 안한다"고 털어놨다.
차지연은 그런 남편에게 자신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고백했다. 그러자 남편은 '안아주고 싶다'고 했고 '그런 상황 속에서 네가 잘 커왔기 때문에 인정하고 멋지게 생각한다'며 차지연을 감싸줬다. 드라마틱한 뮤지컬배우 인생과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가 모두를 감탄케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차지연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걸어온 만큼 그녀에겐 더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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