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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모델 했다가 지금 연기하는 사람. 연기를 잘하진 못했지만 조금씩 늘고 있는 사람."
홍종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의 평가를 이같이 느낀다고 9일 말했다.
1990년생, 2007년 모델로 데뷔해 최근작 MBC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까지 성큼성큼 걸어 나온 홍종현이 데뷔 10주년 기념으로 기자들을 불러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 "'마마', 어려웠지만 중요한 작품."
"지난 10년, 잘 산 것 같나?"란 질문에 홍종현은 "나름?"이라며 웃었다. "실수한 적도 많고, 후회한 적도 있지만, 크게 멍청한 짓을 하진 않았다"고 했다. "10년 전에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힘들기도 했으나 잘해왔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홍종현이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인정 받기 시작한 건 2014년 MBC 드라마 '마마' 때부터다. 정작 당사자는 "어려운 캐릭터였고,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마마' 끝나고 슬럼프가 오고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어요."
다만 '마마'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분명했다. "어려웠지만 중요한 작품"이라는 홍종현의 말 그대로다. "조금씩 변할 수 있었고, 괴롭긴 했으나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 "예능, 더 열심히 하지 못해 후회돼."
10년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웠던 선택'으로는 연기 외 예능, MC 등의 프로그램을 "좀 더 열심히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고백했다. SBS '인기가요' 등 여러 MC 경험을 비롯해 MBC '우리 결혼했어요' 등에 출연한 홍종현이다.
"멋모를 때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고 드라마,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로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왜 여기서 방송을 하고 있어야 하지' 하는 짧은 생각을 했다"며 "관심 받는 게 물론 좋고, 인지도를 쌓고 작품으로 연기를 보여드려도 되는데, 그때는 방송을 통해 관심 가져주시는 게 불편했던 것 같다"는 아쉬움이었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유라와 함께한 '우리 결혼했어요'는 특히 어려웠던 예능이었다. 스스로가 '우리 결혼했어요' 영상을 다시 봐도 "불편해 하는 게 항상 보였다"고 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다"는 홍종현은 "그런 부분이 유라한테 미안했다"는 것이다.
"촬영할 때면 제가 얼어서 굳고 뻣뻣해졌어요. 근데 오히려 촬영이 끝나면 '끝났다' 싶은 생각에 유라랑 장난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작가님들이 '너 왜 촬영 안 할 때 재미있게 하느냐'고 하셨어요.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나중에야 알겠더라고요.
제가 덜 뻔뻔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해요. 사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는 하시는데, 분명히 이 질문을 했을 때 제가 봤을 때 답이 정해져 있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닌데, 이 답을 해야 하는 건지, 그냥 내 솔직한 이야기를 하라는 건지' 싶었어요. 그러다 보면 어색해지고 표정도 불편해졌던 것 같아요."
유라와는 지금도 연락하는 사이라는 홍종현은 "유라랑은 오히려 ('우리 결혼했어요')끝나고 훨씬 편해졌어요" 하며 웃었다.
▲ "친구 우빈 위해 기도하고 있다."
늘 차분한 데다, 화가 나는 일이 생겨도 주변에 토로하기보다는 조용히 속마음을 글로 적는 성격이다. 스트레스 해소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풋살을 하거나 집에서 축구 게임을 하는, 그야말로 바른 청년이다. 그래서 진심인 사람들에게만 진심으로 다가가는 홍종현이다.
그리고 모델 겸 배우 김우빈이 홍종현의 오래된 진정한 절친 중 한 명이다. 비인두암 투병 중인 김우빈과 연락을 종종 하고 있다는 홍종현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걱정되지만 본인은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이야기하더라"고 했다.
"우빈이도 워낙 주변사람 걱정시키는 걸 싫어하고 힘든 걸 절대 이야기 안 하고 티도 안 내거든요. 지금은 자주 연락하고 억지로 얼굴 보여달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우빈이한테 스트레스일 것 같아서 연락 오면 가끔 연락하는 정도예요. 제가 먼저 하면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들과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팬 20~30명과 유기견 봉사활동을 떠난 것으로 "많이들 안 오실까봐 걱정했다"는 그는 진심으로 도와준 팬들 덕분에 "돌아오는 길에 참 뿌듯하더라"고 고마워하기도 했다.
홍종현이 꿈꾸는 30대도 자신의 성격처럼 소박하지만 진심이었고 확고했다.
"20대 초반은 불안할 때도 있었어요. 1, 2년 더 활동하다 군대도 다녀와야 하지만, 오히려 30대 때 어떤 연기, 어떤 작품을 하고 있을지 기대되고 궁금해요. 군대에 가서 잊혀질까봐 걱정하지는 않아요. 혹시 절 까먹으시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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