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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정혜성이 '의문의 일승'으로 한층 성장했다.
정혜성은 지난달 30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극본 이현주 연출 신경수)에서 실적을 향한 승부욕 강한 광수대 암수전담팀 경위 진진영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의문의 일승'을 통해 주연 배우로 거듭난 정혜성은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해 정신없이 작품을 했었는데 4개월 정도 '의문의 일승' 촬영을 하니 추억이 많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아서 한 작업은 처음"이라며 "감독님한테 정말 많이 배웠고, 선생님들에게 너무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모든 분들이 저에게 많이 지원해주시고 맞춰주시고 알려주셔서 배우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연기적이든 인성적이든 모든 면에 있어 도움이 됐던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종영하면 너무 슬플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뭔가 더 다음이 기대돼요. 끝나는 게 오히려 더 신나고 재밌고 그 다음이 더 기대돼요. 좀 더 성장한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여주인공 역을 맡은 만큼 촬영 전부터 걱정도 됐다.
"처음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내가 뭔가 해야 할까', '이끌어 가야 할까' 고민했는데 현장에서 촬영하고나니 선배님들이 해주시는 부분들이 많아서 부담감을 덜었어요. 처음에는 리딩날 잠도 못자고 밤을 꼴딱 새고 갔어요. 근데 첫 촬영 하다보니 괜찮아지더라고요."
정혜성의 걱정을 덜어준 것은 신경수 감독과 동료 배우들이었다. "감독님 파이팅이 커서 내가 부족하고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감독님이 많이 채워주실 거란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 많이 채워주셨다"며 "사실 (윤)균상 오빠는 '역적'도 했었고 나보다 큰 롤들을 많이 맡았었기 때문에 저보다는 훨씬 더 경험을 해서 좀 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배님들이 정말 연기적으로 뿌리 깊은 분들이라 작은 역할들까지도 다 연극판에서 엄청 오래 하신 분들이었어요. 진짜 연기 인생을 사신 분들이 다 나와서 제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셨죠. 그 신에서 존재하고만 있어도 선배님들이 다 알아서 만들어 주시고 다 알아서 신들을 살려 주시니 부담이 정말 없었어요."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정혜성이지만 '의문의 일승' 촬영이 진행될수록 본래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는 "모두가 나를 여자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며 웃었다.
"(윤)균상 오빠도 '너에게는 전우애가 느껴진다'고 했어요. 다른 선배님들도 여자 동생보다 남자 동생 느낌이 많이 난다고 했죠. 제가 표정이 많거든요. 선배님들이 피곤하거나 이럴 때마다 표정으로 웃겨 드리려고 많이 노력했죠."
진진영 역에 녹아들고 촬영장에서 본연의 모습을 찾다 보니 연기적으로도 성장했다. 본인 역시 매 작품 때마다 연기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인식해 갔다. 정혜성 뿐만 아니라 선배들도 그의 성장을 인정해줬다.
"방송을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서 '연기가 조금 늘었나?'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끝나고 김희원, 전국환, 임현식 선배님이 불러서 얘기하시더라고요. '1부와 지금의 너랑 많이 달라. 대사를 하는 너도 다르고 현장에서 하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이 늘었다'고 했어요. '아 그래도 이 드라마 안에서 많이 발전했구나' 했죠."
선배들의 칭찬은 정혜성을 안심시켰다. 연기가 발전했다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그에게 선배들의 그런 한마디는 큰 힘이 됐다.
정혜성은 "선배님들 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생각해봤다"며 "전 작품에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전에는 이런 걸 아예 못했었고 이런 장르를 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크게 잘 한건 아니지만 크게 논란은 없어서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제가 이런 역할을 해보지도 못했고 할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괜찮을까', '그렇게 내공 많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분명히 그만큼 내공이 되지 않아서 톤이 튀거나 끊기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근데 선배님들이 집중하게 많이 도와주시고 감독님도 이끌어 주셔서 크게 맥이 끊기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그래도 제가 늘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예전의 연기와 지금의 연기를 생각해보면 그 때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잘 어우러지지 못하고 눈에 띄게 호흡이 달랐거든요."
마지막으로 정혜성은 스스로의 배우 인생을 돌아봤다. "얼마전 한 선배님이 '배우 인생을 드라마를 놓고 보면 몇부작에 지금 네가 얼만큼 하고 있느냐 표현해보라'고 했는데 '그 드라마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고 심지어 30초짜리 예고편을 찍는중이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의문의 일승'이 끝나고 예고편의 일부분을 봤어요. 평생 연기하고 싶은데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더 어려지려고 하고 내 나이에 맞지 않은 역을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제 나이에, 제 외모에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을 꾸준히 섭렵하면서 평생 연기하고 싶어요."
[정혜성. 사진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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