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리메이크작, 화제성은 잡기 쉽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처럼 명작이라면, 좋은 평가를 얻기란 더 쉽지 않다. 워낙 애정이 크기에 원작팬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개봉 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이치카와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큰 사랑을 받은 소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도 2004년 영화, 2005년 드라마로 제작됐다. 모두 일본을 넘어 국내에서도 히트를 쳤다.
그러나 손예진은 주저 없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선택했다. 그는 "리메이크작이라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딱 1초뿐이었다"라며 한국판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본을 읽자마자 리메이크작의 우려와 걱정은 사라졌어요. 시나리오가 각색된 지점이 많아서 다른 느낌을 갖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크게 고민한 지점이 없었어요. 오히려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죠. 리메이크해서 다시 만들었어야 하는 그 명분과 이유, 우리 영화가 분명 원작과는 다름으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봤어요."
차별점으로 '웃음 코드'를 내세웠다. 그는 "한국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나 재밌었다. 특히 수아가 우진(소지섭)과 다시 만나서 '(목)말라' 하고 툭 던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극에 깔린 유머 코드들이 대놓고 웃기지 않고 픽픽 웃음이 나게 만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웃음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예진은 "일본 영화의 베이스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이장훈 감독님은 각색하면서 보여주고 싶은 포인트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었다. 판타지스러운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극 말미 자연스럽게 따라가기에 코믹한 지점에서 더 웃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의 초중반까지는 관객들이 계속 웃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지점이 분명하게 깔려 있기에 이를 살리기 위해선 그럴수록 초반에 수아와 우진 가족이 더 행복해야 한다고 봤다. 뒷부분도 절절하게 눈물을 쥐어짜는 게 아니라 다시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마음으로 담았는데, 감독님과 저의 의도였다"라고 밝혔다.
'멜로퀸' 손예진의 선택은 옳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이틀 연속 정상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극장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판만의 매력과 손예진, 소지섭의 호연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한 것.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 가족의 인생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엄마 수아의 시점이기도 하고 아내 수아, 또 아빠 혹은 남편 우진의 눈, 아들 지호(김지환)의 지점으로 그린 영화다"라고 세대불문 공감을 자극하는 풍성한 매력을 전했다.
[사진 =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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