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한 롯데 허리가 SK의 막강 화력을 견뎌낼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 전날 KIA전 정훈의 극적인 역전타로 4연속 위닝시리즈를 확정, 어느새 5위 KT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이 기간 롯데는 승률 공동 1위(.667), 팀 타율 3위(.304), 평균자책점 4위(4.63)로 각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 7연패의 아픔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
다만, 롯데가 상승세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다. 마운드의 핵심 전력들이 줄줄이 이탈했기 때문. 먼저 조원우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박진형이 지난 1일 어깨 통증으로 말소돼 MRI 결과 근육에 염증이 발견됐다. 복귀까지 약 3주가 소요될 전망. 여기에 2일 옆구리 근육 경직으로 교체된 구승민은 우측 늑골 염좌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휴식이 필요하다.
두 선수는 시즌 개막부터 롯데 중간계투진의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박진형은 지난해 안정감에 힘입어 올 시즌도 줄곧 셋업맨으로 중용됐고, 구승민은 보직의 경계 없이 전천후로 활약한 ‘마당쇠’였다. 박진형 같은 경우 최근 구위 저하가 찾아오며 기복을 보였지만 3주는 너무도 긴 시간이다.
그런 가운데 롯데가 4일부터 인천에서 SK를 만난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는 롯데에게 까다로운 상대다. 상대 전적은 지난 시즌부터 롯데의 11승 10패 근소한 우위지만, SK 장타력에 무릎을 꿇은 투수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 특히 홈런이 잘 나오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더 그렇다. 조원우 감독은 “투수들이 아무래도 인천을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SK 타선의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자. 팀 홈런이 2위 KT에 12개 앞선 압도적 1위(62개)이며, 득점권 타율 1위(.316), OPS 1위(.881), 2루타 2위(67개) 등 각종 공격 지표의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와의 5경기에서도 이미 홈런 8개, 2루타 14개를 때려내며 화력을 뽐낸 바 있다. 자연스레 롯데 마운드의 SK전 평균자책점은 5.86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한 방이 있는 SK 같은 유형의 팀은 후반부 승부가 중요하다. 박빙의 상황에서 언제든 장타로 승기를 내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불펜투수 2명의 이탈이 뼈아프지만, 대안은 존재한다.
일단 조 감독은 구승민의 대체 자원으로 윤길현을 1군에 콜업했다. 여기에 진명호가 평균자책점 1.56, 오현택이 2.70으로 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고, 전날 타구에 무릎을 강하게 맞은 손승락의 상태가 단순 타박상으로 나왔다.
그러나 필승조 세 명만으로 후반부를 온전히 치를 순 없다. 윤길현의 구위가 아직 미지수이며, 선발투수 직후에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얇아진 롯데 허리가 SK 화력을 견뎌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마운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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