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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을 통해 대중에게 첫 인사를 건네 배우 이유비. 그는 이후 '착한남자'의 초코, '피노키오'의 윤유래, '밤을 걷는 선비' 조양선, 영화 '스물'의 소희 등 쉼 없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대중과 마주했다. 큰 눈을 비롯한 뚜렷한 이목구비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고 유쾌 발랄한 면모가 강했던 이유비의 캐릭터는 그의 이미지와 제법 잘 어울렸다.
하지만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이유비는 흔히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바라본 모습과는 달랐다. 케이블채널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이하 '시그대') 속 우보영처럼 활달한 모습이 기저에 깔려있긴 했으나 조금 더 차분했고 진중한 태도가 눈에 띄었다. 어느덧 데뷔 8년 차. "최근 들어 생각이 많아졌다"는 이유비는 나름대로의 일관된 성장 곡선을 오르고 있었다.
"원래는 조금 차분한 편이에요. 하지만 발랄하다는 수식어도 저는 감사할 뿐이에요.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그저 지금 자연스럽게 성격이 바뀌었듯 연기에도 묻어나오지 않을까요? '착한남자', '스물'을 할 때의 저는 실제로 정말 밝았고, 그게 캐릭터에 그대로 드러났거든요. 되게 신기하죠. 지금은 많이 차분해진 탓인지, 우보영 캐릭터에서도 성숙한 분위기가 나름 표현된 것 같아요. 사실 작가님은 더 발랄하길 바라셨거든요.(웃음)"
그가 더 단단해지고 연기를 향한 갈망이 짙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이유비는 지난 2015년 MBC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 촬영 중 허리 부상을 입었다. 당시 슬럼프의 위기를 겪었지만 제작진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참아가며 촬영을 마쳤다. 이와 관련, 이후 이유비는 종합편성채널 JTBC 단막극 '어쩌다18' 제작발표회에서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간의 고민이 묻어난 흔적이었다.
"23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좋았죠. 하지만 과거에 부상을 입으면서 생각이 조금 더 달라진 거 같아요. 제가 다침으로 인해 저도 기량을 못 펼치고 주변 분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더라고요. 책임감이 많이 느껴졌어요. 그저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는 안됐던 거예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나를 도와주셔서 이렇게 할 수 있었구나'를 느꼈어요.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요. 그 때 제 연기 생활을 모두 돌아보게 됐어요. 인복이 많은 사람이었죠.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이제는 더 좋은 연기로 보답을 해야죠."
하지만 이유비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꼬리표가 존재한다. 배우 '견미리의 딸'이라는 굴레다. 스타의 2세는 언제나 화제성을 몰고 오지만 이유비를 향한 시선은 더욱 날카로웠다. 연기가 아닌 사적인 관계성에 집중됐고 이는 이유비를 좌절하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덕에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강해졌고 견고해질 수 있는 기회로 돌아왔다.
"저는 댓글을 많이 봐요. 매번 좋은 이야기만 있을 수는 없죠. 그래도 작품이나 제 연기력에 대한 평가들을 봐야 하거든요. 다만 그런 것에 크게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저는 저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역량에서 책임감 있게 하면 돼요. 차근차근 밟아가고 성장해나간다면 언젠간 바뀌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번에 많이 힘을 얻었어요. '아,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를 느낀 거죠."
인터뷰 내내 '연기의 소중함'을 강조한 이유비는 하고 싶은 장르도 너무 많다며 여러 작품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차기작도 쉬지 않고 선택할 예정이라고. 그는 "장르는 언제나 오픈되어있다. 다만 이번엔 조금 더 차분하고 정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 악역도 너무 해보고 싶다. 앞서 조금씩 맛보긴 했지만 에너지가 소비되는 그 기분이 재미있고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그래서 이유비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굳이 잘 보이려고 억지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편안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그리고 배우는 다양성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들이 앞으로 천천히, 진실 되게 표현하길 바라요. 이번에 얻은 소중한 기억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일에 몰입하고 싶어요."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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