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모두가 희망 고문이라 놀렸다. 한국이 2-0으로 이기는 것보다 독일의 7-0 승리 확률이 더 높다는 외국 배팅업체의 비아냥까지 들렸다. 솔직히 한국 팬들조차도 이기는 경기는 상상하지 못했다.
냉정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일부 언론사가 독일도 약점이 있다는 기사를 낼 때도 “쓸데 없는 희망 고문”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약점이 있어도 한국이 공략한 재주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당연했다. 앞선 2경기에서 한국의 경기력은 희망보다 좌절이 더 컸다.
그런데 희망고문은 진짜 한 줄기 희망이 됐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이겼다. 모두가 불가능할거라던 바로 그 스코어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겼다면 한국이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수도 있었다. 실제로 선수들도 독일에 2골 차로 이기자 16강에 오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한국은 더욱 하나로 똘똘 뭉쳤다. 비난의 중심에 섰던 장현수도 몸을 던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걸 바쳤다.
기적은 후반 추가시간에 일어났다. 코너킥 상황에서 엉뚱하게 흐른 공이 김영권에게 흘렀고 세계 최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득점이 인정됐다.
망연자실한 독일은 완전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노이어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했고 이를 주세종이 낚아 챈 뒤 손흥민을 향해 롱패스를 시도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엄청난 스피드로 쫓아가 빈 골문을 향해 차 넣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기분이 좋다. 하지만 무언가 허한 느낌도 마음속에 있다”면서 “16강에 오르지 못해 아쉽지만 세계 1위 독일을 이겨 한 줄기 희망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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