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에이스가 한 이닝에 3볼넷 이상 내주는 상황이 몇 번이나 될까. 그것도 똑같은 경기장에서 똑같은 팀과의 맞대결에서.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이 특정팀을 상대로 흔치 않은 경험을 반복했지만, 2경기에서 얻은 결과는 천지 차이였다.
샘슨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쳤다. 한화는 송광민의 결승홈런, 5회초 나온 타선의 응집력을 더해 8-1로 이기며 2연승했다.
샘슨이 수원 KT위즈파크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번이 2번째였다. 첫 등판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샘슨은 지난 4월 7일 KT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6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 3패째를 당했다.
2회말 몰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게 뼈아팠던 일전이다. 샘슨은 한화가 1-0으로 앞선 2회말 아웃카운트 2개를 따내는 동안 3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샘슨은 이후 박기혁과 홍현빈에게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2회말에 총 46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했다.
샘슨은 3회말부터 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결국 2회말 많은 공을 던진 여파를 극복하지 못해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샘슨이 흔들린 한화는 불펜마저 무너져 2-10 완패를 당했다. “주자만 있으면 흔들린다. 더그아웃에서도 샘슨의 심장박동이 빨라진 게 느껴질 정도”라는 게 당시 샘슨의 경기력에 대한 한용덕 감독의 견해였다.
이후 약 세 달이 흘렀다. 샘슨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탈삼진능력을 유지한 가운데 점진적으로 위기관리능력까지 쌓으며 한화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것. 샘슨의 전반기 기록은 19경기 9승 6패 평균 자책점 4.34. 퀄리티스타트를 11차례 작성했고, 135탈삼진은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내가 본 외국인투수 가운데 최고”라는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것.
101일 만에 KT 원정경기서 선발 등판한 샘슨은 4월 7일과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이번에도 한화가 선취득점에 성공한 직후 맞이한 1회말 위기에 놓인 것. 1사 후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준 샘슨은 박경수를 좌익수 플라이 처리했지만, 유한준-이진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놓였다.
또 다시 한 이닝에 3볼넷을 내줘 몰린 2사 만루 위기. 하지만 샘슨은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던 첫 맞대결과 달리,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샘슨은 황재균을 풀카운트 승부끝에 좌익수 플라이 처리, 대량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는 탄탄대로였다. 샘슨은 2회말부터 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타선은 1-0 스코어가 계속된 5회초 5득점을 만들어내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비록 샘슨은 5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솔로홈런을 내줘 무실점 행진이 마무리됐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범하지 않으며 임무를 완수했다.
한화는 샘슨이 역투한 가운데 타선의 응집력까지 더해 로 승,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10승을 채운 샘슨은 기분 좋게 출산휴가를 맞이하게 됐다. 샘슨은 오는 18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오는 23일 한화로 돌아올 예정이다.
[키버스 샘슨.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