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극비리에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하루가 멀다 하고 후보 감독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실체’ 없는 가짜라는 점이다. 이미 축구협회도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와 바히드 할릴호지치에 관한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협회가 추진하고 있지 않은 감독들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가짜’ 대리인들 때문이다. 중개인 개념으로 감독을 찾는 해당 협회에 접촉해 계약이 성사되면 수수료를 챙긴다. 이를 위해 감독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먼저 그럴싸한 제안서를 협회에 보낸 뒤 반응을 살핀다. 일종의 낚시인 셈이다.
문제는 대부분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협회에 감독 제안서를 보내지만, 정작 위임장을 제출하는 대리인들은 거의 없다.
축구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대리인들이 협회에 감독 제안서를 보내지만 위임장을 보내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위임장이 와도 실체가 의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상상 이상으로 ‘가짜’ 대리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축구협회로선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스콜라리와 할릴호지치도 외신 보도가 쏟아졌지만 정작 협회가 진지하게 검토해볼 만한 제안서와 위임장은 없었다. 당연히 감독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또한 이러한 보도는 감독 선임 과정에 혼선을 야기한다. 중간 대리인을 거칠 경우 공인된 중계비용 이상의 금액이 계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감독 몸값을 부풀릴 뿐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축구협회가 ‘한국을 원하는 지도자’가 아닌 ‘한국이 원하는 지도자’를 찾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쏟아지는 가짜 대리인들이 속지 않고 실력 있는 감독을 찾기 위해서다. 김판곤 위원장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하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찾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방식도 쉽지만은 않다. 한국이 원하는 지도자의 경우 대부분 다른 국가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그로인해 몸 값도 높다. 김판곤 위원장이 차기 사령탑 자격조건으로 제시한 ‘월드컵 지역예선 통과’, ‘대륙컵 우승’, ‘세계적인 리그 우승경험’ 등을 충족할 만한 감독은 많지 않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판곤 위원장은 전날 신태용 감독에 대한 재평가를 시작으로 외국인 감독 후보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빠르면 신태용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 7월 말까지 새 감독에 대한 윤곽을 드러낼 방침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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