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후반기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롯데가 모처럼 밝게 미소 지었다.
롯데는 지난 26일 NC와의 홈경에서 13-1 대승을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승리 뒤에는 ‘아픈 손가락’ 박세웅(23)의 시즌 첫 호투가 있었다. 박세웅은 7이닝 101구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감격의 첫 승을 맛봤다. 투구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1회 피안타 2개에도 병살타와 투수 땅볼로 실점을 막았고 3회 2사 만루, 6회 스크럭스의 적시타에 이은 2사 1, 2루 등을 모두 무실점 처리했다. 7이닝 중 4이닝이 삼자범퇴일 정도로 투구가 깔끔했다.
지난해 12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한 박세웅은 비시즌 연봉 150% 상승,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승선 등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 2월 스프링캠프서 팔꿈치 부상이 발생하며 1군 합류가 늦어졌다. 부상을 털고 6월 9일이 돼서야 첫 경기를 치렀지만 전날 경기 전까지 6경기 3패 평균자책점 9.00의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의 끊임없는 신뢰 속 꾸준히 등판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7경기 만에 지난해 모습을 되찾았다.
롯데는 전날 승리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후반기 2승 6패의 저조한 승률 속 포스트시즌 마지노선 5위와 5경기까지 승차가 벌어졌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 지난해와 달리 중심을 잡지 못하는 선발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리그 8위로 처져있는 상황. 그런 가운데 박세웅이 시즌 첫 호투로 후반기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남은 49경기서 롯데 선발진에 다시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투수의 승리는 절대 투수 혼자서 만들 수 없다. 전날 박세웅의 호투 뒤에는 KT 입단 동기이자 동갑내기 포수 안중열(23)이 있었다. 안중열 역시 지난 7월 8일 1군 복귀까지 사연이 많다. 부산고 출신의 그는 2014 KT 2차 특별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롯데로 트레이드 돼 2015년 80경기 타율 .240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2016시즌 도중 팔꿈치 미세 골절 수술을 받았고 재활과 재수술 및 올해 일시적인 뇌진탕 증세로 2년간 1군을 밟지 못했다.
7월 초 1군으로 돌아온 안중열은 강민호 이탈로 허덕이던 롯데 포수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나종덕-김사훈 체제로 운영되던 롯데 포수진은 이제 안중열-나종덕으로 개편됐다. 안중열은 지난 19일 두산 원정부터 7경기 연속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며 주전을 꿰찬 상황.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타선에서도 12경기 타율 .240 2홈런 3타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동갑내기 배터리 박세웅-안중열은 롯데의 미래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인해 잠시 암울한 프로 생활을 보내기도 했지만 모처럼 1군에서 다시 만나 값진 1승을 합작했다. 박세웅은 경기 후 "(안)중열이도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는데 오늘(26일)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함께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하며 앞으로의 찰떡호흡을 기대케 했다.
[박세웅(첫 번째), 안중열(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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