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습적인 발야구도 필요하다.
넥센은 정규시즌에 101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리그 4위로 준수했다. 성공률은 무려 75.4%로 80.7%의 두산에 이어 2위. 발야구에 소질이 있는 야수가 많다. 김혜성이 31개, 고종욱이 17개, 임병욱이 16개, 이정후가 1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넥센의 발야구가 자취를 감췄다.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한 차례씩 성공 및 실패했다. 이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4차전에 네 차례 시도, 모두 실패했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서는 1차례 시도해 실패했다.
본래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에 비해 도루 시도가 조심스럽다. 매 순간의 결과가 개별 경기, 나아가 시리즈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실제 1차전 1회초 1사 후 김규민이 우선상 2루타를 때린 뒤 제리 샌즈 타석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한 건 무리수였다. 결과론이지만, 넥센으로선 샌즈, 박병호의 한 방을 기대하면서, 김광현을 압박해야 했다. 장타력, 찬스 응집력이 좋은 타자가 즐비한 상황서 굳이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넥센은 1~2차전을 모두 패배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2차전서 단 5안타 1득점에 시달리며 포스트시즌 7경기 통틀어 가장 저조했다. 박병호, 김하성, 김민성 등 일부 타자들은 사이클 자체가 최저점이다.
그렇다면 돌파구가 필요하다. 코너에 몰린 현 시점이야말로 김규민이 그랬던 것처럼 기습적이고 과감한 도루가 필요하다. 어차피 한 경기만 더 지면 시즌 끝이다. 도루를 실패해서 흐름을 넘겨주는 것이나 적시타를 치지 못해서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는 것은 결국 다르지 않다. 타격 사이클의 반등 여지가 없다면 주자가 출루할 때 과감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과감한 주루로 추가 진루를 노리는 전략 역시 필요하다.
SK 3차전 선발투수 박종훈은 언더핸드다. 투구폼이 크다. 주자 견제에 어려움을 겪는다. 3차전 선발투수 매치업도 한현희보다 박종훈에게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 이래저래 넥센이 박종훈의 빈 틈을 노리고, 뚝 떨어진 타선의 응집력을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한다면 과감한 발야구가 제격이다.
장정석 감독은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당시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때 보여주지 않았던 걸 보여주는 무대"라고 말했다. 그날 넥센은 KIA 포수 김민식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과감한 주루와 도루로 대량득점의 단초를 제공했다. 넥센은 다시 그날의 과감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레이오프 1차전서 도루를 실패한 넥센 김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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