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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오정세가 올겨울 크리스마스,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오늘(19일) 개봉한 영화 '스윙키즈'로 따뜻한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전하겠다는 것. 자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와닿은 소중한 작품이라는 '스윙키즈'를 관객들과 함께 나눌 생각에 설레기만 한 오정세다.
"개인적으로 '스윙키즈'는 정말 모든 게 맞아떨어진 영화였어요. 이렇게 합이 다 맞아떨어지는 작품은 사실 몇 년에 한 편 만날까 말까 하거든요. 이런 작품 안에서 강병삼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으니, 운이 좋았죠(웃음). 제작 환경도 너무나 좋았고, 출연 안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어요."
오정세는 "시나리오만 봐도 탐이 났다. 강형철 감독님은 미친 것 같다. 천재다"라며 "글만 봐도 재밌었는데 감독님이 워낙 치열하게 준비하셔서 결과물은 그 이상으로 나왔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스윙키즈' 각본과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과는 영화 '타짜-신의 손'으로 이미 한 차례 함께 작업한 바 있다.
"강형철 감독님이 어느 날, '다음 영화 하나 하려고 한다. 재미없는데 한번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같이 하고, 아니면 뭐 다음에 하면 되지'라고 무심하게 대본을 건넸어요. 그랬는데 어마어마하게 재밌는 시나리오에 어마어마한 캐릭터를 주신 거죠(웃음). 특히 대본에 이 영화와 맞닿아 있는 귀여움이 묻어나서 좋았고, 잘 읽혀졌어요. 예를 들면 지문에 '거제도 포로수용소와는 어울리지 않는 휘황찬란한 트리들이 거대하게 장식되어 있다'라고 쓴 뒤 괄호 치고 '미술팀 만세'라고 적혀 있는 식이었어요. 하하."
또한 그는 강형철 감독에 대해 "각각의 배우 모두를 향한 애정이 남다른 분이다. 배우들을 믿고 극 안에서 '네가 놀아봐' 하고 열어주신다. 자유와 기분 좋은 긴장감을 절로 느끼게 한다"라고 밝혔다.
오정세가 자신 있게 내세운 '스윙키즈'는 1951년 서로 다른 이념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터질 듯한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와 '탭댄스'라는 신나는 소재의 이질적 조합을 통해 전에 없던 재미와 볼거리를 만들었다. 각기 다른 이유로 댄스단에 합류한 남(南)-북(北)-미(美)-중(中) 다섯 캐릭터들의 개성과 한 팀이 되어가는 앙상블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현사회를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아직도 연기하며 느낀 그 감정들이 훅 올라와요. 그토록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위기에 놓이게 되니까, 전쟁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는 공포감이 현실로 다가오더라고요. '이념 갈등, 전쟁이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거야?'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영화에요. 전쟁은 정말 무모한 짓이죠. 물론, 당연히 분쟁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발전적인 싸움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대본을 보면 극 말미 스윙키즈 댄스단 대사 옆에 '우리가 뭘 잘못했기에...'라는 지문이 적혀 있는데 정말 그들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그들이기에 결국 승리자는 스윙키즈라는 메시지를 느껴주셨으면 해요."
감독과 작품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뛰어든 만큼, '스윙키즈'에서 그는 마음껏 기량을 펼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오정세는 극 중 댄스단 내 유일한 사랑꾼 강병삼 역할로 분했다. 잃어버린 아내 매화(주해은)를 찾기 위해 유명해지려 하는 인물이다. 이에 오정세는 특유의 인간미가 묻어나는 연기로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아픔을 웃음 속에 감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강병삼 캐릭터는 다큐적인 느낌으로 접근했어요. 그리움이 적당히 있는 인물이 아닌, 그 파고가 깊었으면 좋겠고 진짜였으면 했어요. 그래서 유쾌한 첫 등장 신에서 상모를 돌릴 때도 마음속으로는 매화를 향한 그리움과 슬픔 감정을 되뇌면서 임했어요. 탭댄스를 연습하러 갈 때도 내가 지금 이걸 왜 추고 있는 것인지, '매화를 찾기 위해 가는 거야'라고 늘 상기시켰죠."
괜히 '충무로의 대체불가' 배우가 아니었다. 오정세는 보다 밀도 있는 감정선을 그리기 위해 상대 배우 주해은에게 어릴 적 사진을 따로 부탁하기까지 했다.
"상상 속으로 매화에 대한 감정을 쌓아도 되지만, 더욱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옛날 사진을 접하는 방법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매화 역을 맡은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릴 적부터 현재 모습까지 담긴 사진 몇 장을 받을 수 있냐고 부탁했죠. 그렇게 건네받은 사진을 보고, 다큐멘터리 영상을 참고하면서 정서를 쌓아 올렸어요."
"트러블 메이커 로기수(도경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 영양실조 실력파 샤오팡(김민호), 스윙키즈 리더 잭슨(자레드 그라임스)까지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산타가 됐던 것 같아요. 저도 이들에게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고요. '크리스마스'라는 게 참 묘한 단어고 정서를 지녔잖아요. 가슴 따뜻해지는 벅찬 감정 말이에요. '스윙키즈'가 딱 그래요. 저는 개인적으로 '나 홀로 집에', 그 이후엔 '러브 액츄얼리'가 연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슴 찡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스윙키즈'가 그 계보를 잇는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봐요. 하하. 그냥 흥행 경쟁도, 어떠한 우려가 전혀 안 돼요. 만족도가 정말 높답니다."
지난 2001년 데뷔해 어느새 17년 차 배우가 된 오정세. 그는 "무언가에 의미 부여를 많이 안 하는 사람이라서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그래도 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는 느낀다. 앞으로도 지나치게 안 기뻐했으면 좋겠고, 또 다른 작품을 하나씩 하나씩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라며 "처음 배우를 시작하고 4년 동안 단 두 작품에서 단역을 맡았던 것도 나에겐 소중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문했다.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냐고. 난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사진 = 프레인TPC,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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