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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광주 MBC 아나운서 출신 임희정이 부모에 관한 참회의 글로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임희정은 1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둔 아나운서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감동 고백으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다.
이에 그가 작성한 다른 글들 역시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가 해당 매거진에 처음으로 남긴 '아빠의 직업이 부끄러웠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뭉클함을 자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임희정은 "아빠의 노동을 부끄러워했던 딸의 참회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는 오랫동안 아빠의 직업을 부끄러워하며 살았다. 아빠는 그저 평생 누구보다 성실히 노동했을 뿐인데 못난 딸은 그 노동을 창피해하며 자랐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은 그 노동 앞에 '막'이라는 단어를 붙여 불렀다. 막노동. 나는 그 단어가 너무 싫었다. 아빠는 노동을 막 하지 않았는데,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하셨는데 왜 그 일은 막노동이라 불리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희정은 "취업준비생 시절 수백 장의 이력서를 쓰며 나는 자기소개서의 수십 줄을 채우는 것보다 가족관계란의 아빠의 직업 한 칸을 채우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뭐라고 써야 할까? 건설근로자, 일용직, 노동자, 아빠의 일을 형용하는 그 단어들을 나는 차마 쓰지 못했다. 망설여지는 고민들과 부끄러워했던 못난 생각 사이, 아빠의 직업은 그냥 회사원으로 써질 때도, 건설사 대표로 둔갑될 때도, 또 어떤 날은 자영업이라 채워진 날도 있었다. 이력서를 쓸 때마다 나는 그 네모 칸을 도려내 휴지통에 버리고 싶었다"라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임희정은 "50년 경력의 건설 노동자 우리 아빠. 자식들은 노동하며 살지 않게 하기 위해 평생 노동을 한 우리 아빠. 50년을 넘게 일했지만 회사 주소도 내선 전화도 명함도 없는 우리 아빠. 아빠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부르면 나는 눈물이 난다. 내가 눈물이 나는 건 아빠의 그 긴 경력을 유일한 직업을, 그 노동을 부끄러워했던 지난 시간들 때문이다. 참회와 반성이 참 많이도 늦었다. 행여 누군가 아빠의 직업을 물었을 때 뭐라 대답해야 할까 망설였던 지난 시간들은 나의 가장 큰 부끄러움이다. 창피한 건 아빠의 직업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나는 아빠의 노동을 글로 쓴다. 50년치 밀려있던 인정과 존중을 늦게나마 채우기 위해서 아빠의 일을 그리고 삶을 열심히 기록 중이다. 이제 나의 글은 아빠의 이력서가 된다"라며 "나는 앞으로 오랫동안 아빠의 직업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살아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 임희정 SNS]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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