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 "'기생충'은 마냥 행복한 작품, 과거의 어둠 걷혀"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예전에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기생충'으로 많이 극복했어요."

3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박소담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소담은 '기생충'에서 전원백수 가족 중 가장 현실적인 기정 역을 맡아 배우 송강호, 장혜진, 최우식 등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송강호와는 지난 2015년 영화 '사도'에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사도'에서 송강호는 아들 사도세자를 이해하지 못한 아버지 영조를 연기했으며, 박소담은 임금인 영조 앞에서 귀를 씻는 물그릇을 들고 있던 궁녀이자 훗날 후궁이 되는 문서원을 연기해 자연스러운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

"'사도' 때는 4회차 촬영을 했었어요. 그 때도 많이 챙겨주셨어요. 현장에 오면 너무 대선배님들이 많으신 거예요. 김해숙 선배님부터 전혜진 선배님도 계셔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어요. 예의없게 대들어야 했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야기해야 했는데, 항상 그 말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잘 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더 많이 만나자'라고 하셨는데 아버지로 다시 만나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정말 딸처럼 대해주시니까 편했고 '넌 기정이와 잘 어울려'라고 하시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인생 선배를 만난 느낌이었어요. 사소한 고민들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아요."

대선배인 송강호가 말한 조언들은 대부분 채찍보다는 당근이었다. '잘 하고 있어'라는 말들을 해줬다고 전했다.

"선배님께서 '네 생각이 옳다, 이렇게 좋은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네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같이 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고 소중하구나, 느꼈어요. 행복해졌어요. '검은 사제들' 이후로 연기적으로 정말 많이 고민이 들었어요. 내가 진짜 저 연기를 잘 했는지 모를 정도로, 두렵기도 했고 드라마를 하면서 계속 노출이 됐는데 안 좋은 반응들도 있어서 어디로 숨고 싶더라고요."

그에게 '기생충'의 의미를 물었다. 박소담은 마냥 행복했던, 지금도 행복한 작품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말 행복했어요. 정말 믿고 푹 빠져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게 정말 행복했고 잘 해야한다는 생각, 제가 이 영화에서 폐 끼치지 말고 잘 하자, 똑바로 하자였는데 이번 현장에서 처음으로 전체 스태프 분들의 얼굴을 기억했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그런 걸 볼 여유도 없었어요. 영화 한 편을 들어가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준비해주시는구나, 라는 것도 몰랐어요. 시스템 자체도 몰랐어요. 진짜 감사한 작품이에요."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