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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케이블채널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101')을 둘러싼 순위 조작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의혹을 품은 팬들이 진상 규명을 위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데 이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언급으로 사태가 더욱 확대됐다. 그러나 엠넷 측은 여전히 침묵이다.
순위 조작 논란은 지난 19일 '프듀X101'가 종영함과 동시에 불거졌다. 이날은 최종 데뷔 멤버 11명을 선발하는 파이널 생방송으로 꾸며졌는데, 당일 투표수가 높은 10명의 연습생들과 누적 투표수가 가장 높은 1명의 멤버로 라인업이 완성됐다.
그 결과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 순으로 엑스원(X1) 데뷔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종영 직후 최종 득표수 기준, 득표 차가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팬들이 제시한 조작의 근거를 살펴보면 1위 김요한과 2위 김우석의 표차는 2만 9978표로 나타나는데, 3위 한승우와 4위 송현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 7위 이한결과 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 11위 이은상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2만 9978표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7494'와 '7595'라는 특정한 숫자의 배수로 표 차이 분석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와 의심이 커졌다.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 이와 관련해 엠넷 측에 문의하자 "해당 내용에 대해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 없다"라고만 답하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는 엠넷 측의 불분명한 태도에 팬들은 결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진상규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23일 진상규명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꾸려 변호사 수임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고 한 시간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한 법무법인을 선임한 이들은 '프듀X101' 데뷔 멤버 선발 투표는 유료로 100원을 지불한 투표이기에 조작이 사실로 밝혀질 시, 사기죄로 엠넷 고소가 가능하다는 변호사의 말까지 첨부해 법적 다툼을 본격화했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까지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투표 결과는 조작이 거의 확실했다"라고 말하며 투표 분석표를 첨부했다.
이어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숫자가 특정 숫자(7494.44/ 총 득표수의 0.05%)의 배수(1등 178배에서 20등 38배까지 모두 다)"라며 "주변 수학자들에게도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한다. 투표 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태경 의원은 "투표 조작으로 실제 순위까지 바뀐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그건 실제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사기이자 채용비리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위해 문자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며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엠넷은 침묵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데뷔 꿈을 이룬 엑스원도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 앞서도 여러 차례 조작 논란으로 얼룩졌던 '프로듀스101' 시리즈. 당시에는 '의혹'으로 끝났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구체적인 근거가 속속히 제시되고 있는 만큼 무책임한 회피 대신 명확한 설명으로 오명을 씻어야 할 때다.
[사진 = 스윙엔터테인먼트, 엠넷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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