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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수아에게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거 같아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레스토랑에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예지원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제가 드라마가 끝나면 집에 잘 안 있어요. 하루 종일 집을 청소한다든지 뭔가를 배운다든지 친구들을 만난다든지 수다를 떤다든지 해요. 이러면서 빨리빨리 풀어버렸는데 작품 끝나고 집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한 건 처음이었어요. 여파가 큰 것 같아요.”
예지원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서 최수아로 분해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불륜이기는 했지만, 그 시간만이 유일하게 ‘인간 최수아’로 있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수아를 멋있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남성 시청자들은 무서워하는 듯했다고.
“남자들이 수아처럼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더라고요. 우리 때는 ‘남자가 그럴 수 있지’라고 했어요. 여자가 그러면 큰일 났죠.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왜 무게가 다를까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는 다른 걸 이야기하고 있어요. ‘내가 뭘 잘못했지?’ 그런 것들이 나와요. ‘무조건 저 여자가 죄인이야’라기 보다 ‘뭐가 안 맞았을까’를 생각해요. 변한 남성상이 반가웠어요.”
뿐만 아니라 차츰 공감해가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전파를 탈수록 부정적 댓글이 줄었다는 것.
“제가 원래 실시간 댓글을 안 보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응원하는 것도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어요. 원작, 불륜 미화냐 이런 것들요. 초반에는 미화가 아니라 인물 설명이었어요. 뒤로 갈수록 불륜 방지 드라마였어요. 수아 같은 경우 벌을 혹독하게 받아요. ‘불륜하면 천벌 받는구나’를 내가 연기로 표현하는구나 싶었죠.”
예지원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수아의 불륜이 아닌, 수아의 성장통을 그린 작품이라 설명했다. 그 시기 도하윤(조동혁)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월화수목금의 남자들 중 한 명이 되거나 아예 만나지 않았을 거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로맨스도 있지만 알을 깨듯, 진통을 겪으며, 나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얼마만큼 나타낼 것인가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건 대본의 힘이 큰 것 같아요. 제가 억지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대본을 보면 눈물이 흘렀어요.”
일본 원작이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던 만큼 걱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본을 보고 용기를 내게 됐다고.
“일본 원작을 재미있게 봤어요. 너무 좋으니까 무섭더라고요. ‘어떻게 뛰어넘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대본이 8부까지 나와 있었는데 우리는 우리만의 힘이 있더라고요. 우리 정서대로 잘 고쳐져 있었고, 뒤로 갈수록 과하지 않은 신파가 있었어요. 그런 게 잘 계산돼 건축하듯 쌓인 느낌이었죠. 그게 우리한테 굉장히 큰 무기라고 봤어요. 그게 아니면 무서워서 못했을 거예요.”
한편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네 남녀 손지은(박하선), 최수아(예지원), 윤정우(이상엽), 도하윤(조동혁)의 이야기를 그린 격정멜로 드라마로 오는 24일 종영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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