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스트시즌서 두 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했다. 그런데 두 명의 중요한 불펜투수가 이틀 연속 쉬었다. 무슨 의미일까.
키움 장정석 감독의 '불펜투수 전원 필승조'전략이 부임 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올 시즌 키움은 불펜 평균자책점 1위(3.41)를 차지했다. 지난 2년간 인내한 결과다. 장정석 감독은 시즌 도중 "작년부터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봤다. 투수들이 경험을 쌓은 게 크다"라고 했다.
오주원을 축으로 조상우, 김상수,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안우진과 이승호가 선발투수로 정착하면서 한현희가 불펜에 돌아왔다. 짜임새가 좋아졌다. 그리고 베테랑 오주원을 마무리투수로 재발견했다.
1차전서 조상우~김상수~오주원으로 끝냈다. 오주원이 9회를 맡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조상우가 기용됐다. 조상우는 시즌 중반 어깨 통증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꿔 복귀했다. 구위는 시즌 막판 되살아났다. 반면 구위보다 제구력과 경험으로 승부하는 오주원은 시즌 막판 각종 수치가 살짝 나빠지면서 몇 차례 살얼음 세이브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한 실리적 기용.
2차전은 더욱 놀라웠다. 0-3으로 뒤진 3회초 2사부터 안우진~이영준~윤영삼~김동준~한현희~김성민~양현이 8회까지 5.1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낸 게 핵심이다. 8회말 박병호의 투런포로 추격 불씨를 살리자 9~10회 조상우를 기용, 대역전극을 뒷받침했다.
안우진은 어깨 통증 이후 이번 포스트시즌서 불펜으로 뛴다. 이영준, 윤영삼, 김성민, 양현은 사실상 추격조. 그러나 결코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동준도 전반기에 스윙맨으로 뛰다 후반기에는 불펜에만 대기했다.
이들중 한 명이라도 무너졌다면 9~10회 대역전극도 없었다. 그만큼 키움 불펜의 뎁스와 경쟁력이 좋아졌다는 증거다. 사실상 전원 필승조다. 심지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진 김선기, 신재영도 롱릴리프가 가능하다.
결국 키움은 2차전서 조상우 다음으로 중요한 시점에 기용되는 오주원과 김상수를 활용하지도 않고 이겼다. 두 사람은 7~8일 잇따라 쉬었다.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불펜 총력전을 펼친 팀에 정작 중요한 두 명의 불펜 요원이 에너지를 아꼈다.
9일 3차전서 또 한번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상우를 살짝 아끼면서 이틀간 쉰 오주원과 김상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여지가 생겼다. 선발투수 이승호가 설령 일찍 강판해도 불펜 운용에는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서 이런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지난 2년간 실패와 부작용을 감내했다. 만약 키움이 준플레이오프를 9일에 끝낸다면, 불펜 출혈을 최소화하고 SK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
[오주원(위), 김상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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