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의정부 윤욱재 기자] "배구를 계속 할 생각이면 왜 여기서 계속할 생각은 왜 안 하나?"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이 사표를 제출하자 양종희 KB손해보험 구단주가 호통을 쳤다. 그리고 그것은 권 감독이 다시 마음을 잡는 계기가 됐다.
KB손해보험은 지독한 12연패에 시달렸다. 마침내 지난 3일 OK저축은행전에서 3-0으로 승리, 길고 길었던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패가 워낙 길었던 탓에 권 감독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사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이때는 연패 기간 중이었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권 감독을 놔줄 생각이 없었다. 양종희 구단주는 "배구를 계속 할 생각이면 왜 여기서 계속할 생각은 왜 안 하나"라면서 "배구 그만두고 장사할 게 아니면 여기서 하라"고 호통을 쳤다.
권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너무 무책임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패배감이 들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학민은 "감독님께 죄송했다. 우리가 준비를 많이 했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감독님이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처음에 감독님이 사퇴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선수들은 운동을 더 열심히 했다"라고 전했다.
권 감독이 다시 마음을 잡자 KB손해보험 선수들도 하나로 뭉쳤다. 외국인선수 브람이 복근 부상으로 공백을 보이고 있으나 베테랑 김학민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이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마침내 12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권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너희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내가 책임감 없이 그만두려 했다"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모두 드러낸 권 감독이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과 김학민이 3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2019~2020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의 경기에서 3-0(25-23, 27-25, 25-23)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의정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