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공수양면에서 안정감을 주는 선수는 아니다."
KEB하나은행 이훈재 감독은 간판스타 강이슬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 감독은 하나은행이 장기적으로 강팀 반열에 오르려면 국내선수가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감독 시선에 강이슬은 구심점이 아니라 에이스다.
이 감독이 정의한 리더 혹은 구심점은 팀이 여러 변수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코트 안팎에서 팀의 중심을 잡고,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선수다. 에이스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점수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득점원이다.
강이슬은 WKBL에서 가장 위력적인 슈터다. 그러나 수비력이 약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데뷔 초기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지금도 1대1 수비력은 좋지 않다. 이 감독은 "집중력을 잃고 놓치거나 뚫린다"라고 했다. 강이슬도 "잠깐 쉬다 놓치는 경우가 있다. 집중하면 놓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즉, 공수의 밸런스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이 감독이 강이슬을 구심점이라고 보지 않는 이유다. 아직은 자신의 몫만 확실히 해낼 수 있는 에이스. 그래도 충분히 가치 있고, 더 좋아질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감독은 "이 팀은 지난 시즌까지 외국선수가 구심점이었다. 올 시즌에는 이슬이나 (고)아라, (백)지은이, (신)지현이 등이 코트에서 말을 많이 한다. 그런 부분은 좋다"라고 했다. 백지은도 "코트에서 이슬이가 많이 도와준다"라고 했다.
실제 강이슬이 볼 데드에 동료와 충분히 얘기하고 리드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감독이 매 순간 작전시간을 부를 순 없다. 선수들이 볼 데드에 잠깐 모여 공수에서 약속한 움직임을 조율하거나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공수의 정확성을 높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조직력을 올리고, 팀이 강해질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올 시즌 17경기서 평균 17.4점, 4.9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7.9%, 2.4어시스트, 1.2스틸. 3점슛 성공률 빼고(2014-2015시즌 47%) 커리어하이다. 3점슛에만 의존하지 않고 돌파와 미드레인지 점퍼 등으로도 꾸준히 점수를 만든다. 예전에는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공격기술이 다양해지면서 꾸준히 활약하는 게 인상적이다. 마이샤 하인즈 알렌과 고아라를 축으로 빠른 트랜지션 공격을 할 때, 강이슬 역시 더욱 손쉽게 찬스를 잡는다.
8일 BNK전의 경우, 3점슛 감각이 썩 좋지 않았다. 초반에 실책도 많이 하는 등 전체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포스트업으로 미스매치를 공략하거나 드라이브 인으로 꾸준히 점수를 만들었다. 결국 4쿼터에 7점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에이스다운 모습.
이 감독은 "이슬이가 그동안 필요 없는 움직임이 많았다. 힘은 힘대로 들고 현명하게 하지 못했다. 수비수를 따돌릴 때 계속 같은 스피드로 움직였다. 이슬이에게 스크린을 가는 선수에게 찬스가 나는데, 더 다듬어야 한다"라고 했다. 공격에서의 템포 조절을 의미한다.
강이슬은 "상대가 팀 파울일 때 공을 잡고 하라는 말을 들었다.(그래야 파울을 유발해 자유투로 손쉽게 점수를 만들 수 있다) 팀 파울이 아닐 때는 스크린을 활용해 움직이라는 주문을 받았다. 내가 스크린을 이용해 움직일 때 다른 선수들의 공격도 잘 풀린다"라고 했다.
사실 공격의 롤이 많고 집중견제를 당한다. 수비에서 에너지가 떨어지는 건 어느 정도 이해된다. 그래서 이 감독은 "내가 이슬이를 부담이 적은 선수(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강이슬은 "수비를 아예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때문에 팀 디펜스가 구멍이 나면 안 된다. 어려운 부분은 아라 언니가 조언을 해준다"라고 말했다. 성숙한 자세다.
[강이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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