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현대건설 베테랑 센터 양효진(31)이 긍정의 힘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먼저 1, 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3세트부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결과로 최근 4연승을 질주, 2위 GS칼텍스와의 격차도 승점 6점으로 벌렸다.
역전승의 중심에는 양효진이 있었다. 3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높이의 위력을 발휘한 양효진은 블로킹 4개를 포함 팀 최다인 26점(공격 성공률 51.16%)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건설 4연승 기간 동안 양효진의 개인 평균 득점은 23.8점에 달한다.
경기 후 만난 양효진은 “힘든 하루가 몇 주째 계속되고 있다”고 웃으며 “시즌 일정이 선수들에게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빡빡하다. 대표팀에 가지 않은 선수들은 회복 시간이 있었지만 나머지는 다녀오자마자 일정을 치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힘든 상황 속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4세트 블로킹을 하던 도중 고예림과 충돌해 안면 쪽에 고통을 호소한 것. 앞서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우려의 시선이 더욱 컸다. 양효진은 “(고)예림이에게 맞아서 앞이 안 보였는데 순간 내 앞에 누군가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잘못 넘어지면 다칠 것 같아서 당황했다”며 “그것보다 (김)연견이가 아픈 게 마음에 걸린다”고 안타까워했다.
힘들지만 이도희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 매 경기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아픈 곳이 있으면 최대한 배려를 해주신다. 겉에서 볼 때는 모르지만 나 같은 경우 관리가 없으면 하기가 힘들다”며 “다행히 감독님은 내 상태를 잘 아셔서 최대한 맞춰주신다. 감독님 부임 후 아픈 곳은 크게 없다”고 전했다.
양효진은 이에 힘입어 이날 V리그 여자부 역대 두 번째로 공격 득점 4000점(4020점) 고지에 오르는 기쁨을 안았다. 역대 1호는 팀 동료 황연주로 현재 4,536점을 기록 중이다. 남자부에서도 해당 기록은 박철우(삼성화재, 4,685점)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양효진은 “이제 배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매 경기 감사하다”며 “어릴 때는 힘들면 하루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모든 게 감사하다. 이렇게 힘든 것도 나중에 은퇴하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생각에 마인드가 잘 잡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록의 여왕' 양효진이지만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큰 기록들을 하나하나 보기는 힘들다. 원래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신경 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옆에서 알려주면 알게 된다”며 “오히려 신경을 안 쓰다 보니 편한 것 같다”고 웃었다.
양효진은 안정적인 리시브로 자신의 공격을 뒷받침해주는 동료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수비, 리시브가 잘 되면 알게 모르게 끈끈함이 생긴다”는 그는 “수비가 잘 될 때 쉬운 경기를 할 수 있다. 서로간의 신뢰도 쌓이는 것 같다. 수비해주는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기록의 공을 돌렸다.
[양효진.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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