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보다는, 휴머니즘"…'아무도 모른다' 김서형→류덕환이 그릴 공생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마음 한 켠에 지닌 상처를 위로해줄, 시리지만 따뜻한 드라마가 온다.

SBS 새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극본 김은향 연출 이정흠) 제작발표회가 26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이정흠 PD, 배우 김서형, 류덕환, 박훈, 안지호 등이 참석했다.

'아무도 모른다'는 경계에 선 아이들, 아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 김서형을 필두로 류덕환, 박훈, 문성근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시청자들의 기대가 쏠리는 가운데, 드라마가 담아낼 사회적 시각과 장르에서 오는 탄탄한 스토리도 호기심을 더한다.

이날 이정흠 PD는 "저희 드라마는 한 마디로 설명하면 공생에 관한 이야기다. 함께 잘 사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누군가의 희생이나 기생이 아닌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걸 어른과 아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풀어보고 싶었다. 사건적으로 센 부분이 많아서 장르물을 기대하실 거 같은데 저는 과감하게 장르물이 아니라고 하고 싶다. 장르적인 재미를 느끼시고 싶으면 다른 드라마를 보셔야 한다. 저희는 휴머니즘이다"며 "위로를 받을 포인트들이 많을 거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작 'SKY 캐슬'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김서형은 형사 차영진으로 돌아왔다. 차영진은 19년 동안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삶은 버려둔 채 살아온 인물. 폐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에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다.

김서형은 "직업이 달라진 거 외에는 이전 캐릭터들과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며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건 기본적으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점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에 세게만, 악역으로만 생각하셨던 분들에게는 더 많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일 거다. 더 많이 울 수도 있고 더 많이 걸크러시일 수도 있다. 저도 모르는 사람을 연기하다 보니까 캐릭터를 사람으로 인지하고 파고든다. 차영진은 선에 더 가깝게 많은 걸 뿜어낸다"고 전했다.

특히 이정흠 PD가 "김서형 씨가 섭외를 두 번 거절했다"는 말에 김서형은 "무게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를 주셔서 그 지점이 고민이 됐다. 제 마음 속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분량이 많아진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지만 그 전에는 그럴 주제가 못 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크게 프러포즈를 해주시니 '내가 감히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다. 한 작품을 끌고 갈 만큼의 자신이 없었다"면서도 "대단하지 않은 사람을 대단하게 손 내밀어주시니 부딪혀보고 싶었다. 앞선 고민들을 드라마를 하면서 잘 넘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벅차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미스터리 장인' 면모를 자랑하는 류덕환은 교사 이선우를 연기, 감성이 가미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할 전망이다. 이선우는 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나서는 전형적인 교사 캐릭터가 아닌, 안전한 거짓과 불편한 진실 사이에 멈춰있는 인물이다.

그는 "미스터리라서 류덕환을 믿고 본다"라는 반응에 대해 "저는 멜로하고 싶다. 미스터리이면 안 되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더니 "'신의 퀴즈'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이번 드라마는 기존 미스터리물과 다르다고 본다. 감성이 들어간 이야기라 사건을 쫓아간다기 보다는 사건 때문에 벌어지는 감정과 관계를 이야기한다. 그 부분에서 감동과 감정 때문에 제 연기도 그렇게 나올 거다"고 말했다.

류덕환이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김서형 때문이라고. 그는 "김서형 선배님 이야기를 들은 뒤 이외의 사람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보면서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기대도 많이 됐다. 그리고 누나가 너무 착하고 겸손하시다. 김서형이 잘 하는 거 김서형만 모른다고 생각한다. 누나가 가진 힘을 배우들 모두가 느끼고 있다"고 강한 신뢰를 표현했다.

김서형, 류덕환과 얽히게 될 안지호는 히스테리가 심한 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년 고은호로 분했다. 다정한 성격의 고은호는 차영진(김서형)의 마음을 열고 친한 친구가 되지만 어느 날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사건 속에 자신을 내던진다. 극의 열쇠를 지닌 핵심 인물인 셈이다.

영화 '보희의 녹양'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안지호는 "제게는 이번 드라마가 첫 작품인 만큼 되게 소중하고 각별하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다"며 "저는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됐는데, 합격 이후 좋아하면서 대본을 읽어봤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유대 관계를 이야기하는 게 좋았다. 첫 드라마인데 드라마 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해 폭소를 더했다.

이정흠 PD는 안지호 캐스팅 비하인드를 두고 "고은호 역할을 두고 3개월 넘게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안지호 군이 제일 마지막에 왔다. 안지호 군이 교정을 해서 당분간 연기를 안 시키겠다고 하셨다. 제가 영화 '보희와 녹양'을 보고 사정사정해서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고은호와 너무 잘 맞았다. 운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중 박훈은 한생명 재단의 이사장이자 밀레니엄 호텔 대표 백상호를 연기한다. 백상호는 자수성가한 자산가로 언뜻 날카롭고 우아한 표범 같지만, 본모습은 하이에나 같은 인물이다. 그 역시 어린 시절 좋은 어른을 만나지 못한 채 방치돼 악착같이 살아남아 그대로 어른이 된 아픔이 있다.

박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역할이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캐스팅을 해주셨다. 감독님과 SBS에 감사를 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모습으로 드라마에서 보는 재미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 말미 김서형은 드라마를 두고 "배려해주는 드라마다. 우리 모두가 성장해가야 하는 걸 어른과 아이 상관없이 보여주는 드라마다"고 말했고 박훈은 "한 장르로 국한되기보다는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될 거다. 요새 기운 날 일이 없어서 제작발표회라도 너스레를 떨어봤다. 어려운 일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겨내시길 간절히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아무도 모른다'는 오는 3월 2일 밤 9시 40분 첫 방송된다.

[사진 =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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