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시대착오적 로맨스에 관객들이 응답할까.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 언론시사회가 열려 김정권 감독, 배우 김소은, 성훈, 김소혜, 이판도 등이 참석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로. '동감'(2000), '바보'(2008) 등을 연출했던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계가 숨죽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심스레 기지개를 편 한국 영화다. 개봉일 변경 없이 예정된 플랜을 진행하며 이날 개최된 시사회를 비롯해 인터뷰도 이어진다. 크랭크업 3년이 지난 만큼 개봉을 미루는 게 여의치 않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2017년이라는 제작 시기가 문제였던 걸까. 베일을 벗은 영화는 지나치게 허술하고 시대착오적인 로맨스를 과시해 아쉬움이 크다. 우연의 연속인 전개 안에서 여자 주인공은 흔하디흔한 민폐 캐릭터고, 남자 주인공은 폭력적이다.
성훈의 변신만 눈 여겨볼만 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로이방' 등 개그 캐릭터를 형성했던 그가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다. 허당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성훈은 차갑고 냉철한 카페 마스터 승재로 분했다. 사사건건 소정(김소은)에게 시비를 거는 인물이지만 속내는 따뜻하다는 설정. 일명 '츤데레' 캐릭터로 여심 사냥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다만 좋아하는 여자에게도, 맥락 없이 윽박만 질러 불쾌하다. 성훈도 이를 인지한 듯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갑질'하는 카페 사장을 연기했다"며 "이게 잘못하면 커뮤니티에 올라갈 만한 '갑질'들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저희 장르가 로맨스다 보니까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그는 "저는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챙겨도 지인들만 챙기고, 남은 남이라고 생각하는 성격이다. 극중에서 승재 캐릭터가 보여준 성격이 제게도 없지 않아 있다.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딱히 힘들지도 않았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출연 계기는 김정권 감독과의 친분이었다. 성훈은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감독님과 친분 아닌 친분이 있었다. 감독님이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하셨다. 전작들이나 감독님의 평소 감성과 마인드를 믿고 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성훈은 부족한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하며 "고생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나고 보면서 다시 자기 평가도 하게 됐다"며 "사실 시나리오에서 캐릭터가 터프하게 표현이 되지는 않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캐릭터가 나왔다"며 "어떻게 보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 폭이 그거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당시에는 재밌는 캐릭터를 표현해보고자 그렇게 했다. 매력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지만 스스로 평가하기에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극장가에 유일하게 걸릴 한국 영화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전한 김정권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닿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25일 개봉.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