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는 없다' 롯데의 무서운 뒷심, 이번엔 8~9회 대폭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의 뒷심이 너무나도 무섭다. '약속의 7회'는 없었지만, 이번엔 '약속의 8회이자 약속의 9회'였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2차전. 롯데 선발 서준원과 두산 선발 이영하는 제구가 좋지 않았다. 둘 다 5회까지 5실점했고, 6회부터 불펜 싸움이 전개됐다. 롯데 타선이 6회 최원준과 이현승을 상대로 2점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두산의 저력도 살아있었다. 2점 뒤진 7회 1사 후 오재일의 볼넷과 김재환의 우전안타로 찬스를 잡았다. 후속타자는 이유찬. 앞서 오재원, 류지혁이 잇따라 교체된 상황. 김태형 감독이 승부를 걸었다.

최주환이었다. 좌투수 진명호가 마운드에 있었으나 최주환의 한 방을 믿었다. 최주환은 진명호의 1~3구 포심패스트볼을 잇따라 골라냈다. 3구 스트라이크까지 지켜봤다. 변화구를 노렸다. 진명호의 4구는 슬라이더였다. 살짝 밋밋했다. 최주환이 걷어올린 타구가 우측 폴대 하단을 때렸다.

롯데 벤치에선 보이지 않았다.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계방송사 그림에 폴대를 때린 장면이 명확하게 잡혔다. 스리런포. 두산이 3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끌려가던 상황을 일거에 뒤엎은 순간이었다.

반면 롯데는 '약속의 7회'에 웃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유독 경기후반에 강하다. 이날 역시 7-8로 역전 당한 7회에 기회가 있었다. 1사 1루서 좌타자 추재현 타석. 허문회 감독은 베테랑 민병헌을 투입했다. 마침 투수도 좌투수 함덕주였다. 그러나 민병헌은 함덕주의 포심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허 감독은 포수 정보근 대신 신본기까지 투입했으나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롯데에는 '약속의 8회와 9회'가 있었다. 8회말 정훈과 손아섭의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4번 타자 이대호가 함덕주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손아섭이 홈에서 아웃됐지만, 새 식구 안치홍이 두산 마무리 이형범을 무너뜨리는 1타점 중전적시타로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9회초 김원중이 오재일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지만, 9회말 선두타자 민병헌이 이형범을 상대로 끝내기 우월 솔로포를 날렸다. 이날 경기 중반부터 출전한 민병헌은 응집력이 남달랐다. 초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롯데의 10-9 승리.

결국 롯데는 개막 후 연패를 허락하지 않고 6승1패가 됐다. 유독 7~8회에 강하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확실히 작년과는 다르다.

[민병헌(위), 롯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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