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종옥이 연기 인생 35년 차 '대배우'임에도 더욱 뜨거운 연기 열정을 과시, 신작 '결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배종옥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0일 신작 '결백'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은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국민 배우' 배종옥은 기억을 잃은 엄마 화자 역할을 맡아 노역 분장까지 파격적인 변신과 함께 눈을 뗄 수 없는 명연기를 펼친다.
이날 배종옥은 "어제 시사회 때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 4일 개봉한 한국 영화 '침입자'가 생각보다 스코어가 좋게 나왔다고 해서 우리 영화 또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차례 개봉이 연기되며 기다렸던 시간들에 대해 "영화가 잘 되든 못 되든 빨리 개봉을 하고 평가받고 해야 하는데 개봉은 못하고 홍보는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했었다. 하지만 요즘 저만 특별한 경험을 하는 건 않으니까, 나만의 힘듦은 아니라고 위안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결백'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솔직히 얘기하면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대본을 읽기 전에 냉장고에 든 막걸리를 마시고 돌아가신 사건의 기사를 접했기에 더 흥미로웠다. '이게 무슨 일이야?' 했는데 '결백' 대본의 모티브가 그 사건이더라. 정말 단숨에 시나리오를 읽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역이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어차피 다양한 캐릭터를 하니까 재밌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배종옥은 '결백'이 여성 중심의 서사로 기대감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우리나라 영화가 남성 위주 캐릭터가 더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지 않나. 그래서 저 역시 '결백'이 여자의 시각으로 엄마의 무죄를 입증해나가는 게 좋았다. 그리고 요즘 여자 감독들이 많이 나왔더라. 이제는 여자의 캐릭터로도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모녀 호흡을 맞춘 후배 신혜선에 대해선 "신혜선이란 배우가 요즘 드라마를 많이 하고 그 안에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대감이 있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현장에서 신혜선이 선배님, 선배님 하면서 잘 따랐다"라며 "신혜선과는 tvN 새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느냐는 물음엔 "현장에서는 제 거 하기도 바쁘다. 나이가 들면 연기가 절로 되는 줄 아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에 후배들 연기를 집중해서 보지 않는다. 그건 감독님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배종옥은 "물론, 후배들의 문제점이 보이는 게 있겠죠. 그럴 땐 한마디씩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나서면 잔소리가 된다"라고 쿨한 선배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배종옥은 "저는 아직도 현장에 도착하면 긴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내 몸에 불편함 없이 릴랙스하려고 미리 현장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그 장소에 익숙해지려는 시간을 갖는다. 이게 앉아서 대본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현장에 가면 차 안에서만 앉아 있지, 나오질 않는다. 그게 굉장히 이상하더라. 그러니까 슛에 들어가면 '이게 연기야?'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든다. 자기가 해야 하는 공간에서 주는 느낌들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잔소리처럼 느껴지기에 안 한다"라고 애정 어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배종옥은 "매니저들 말로는 차에만 있는 게 서로 자존심 싸움이라고 하더라. 기가 막힌다. 그러니까 연기가 거기에 멈춰 있는 거다. 사전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 자기는 감정을 갖고 왔다고 말하지만 내가 봤을 땐 아닌 것 같다. 분명 현장에서 묻어나오는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 변화들이 있다. 그런 게 공간에서 나온다는 거다. 새록새록 발견되는 게 있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신인 시절을 회상하기도. 그는 "제가 신인 때는 진짜 연기를 못했다. 그래서 사실 배우를 안 하려고 했던 시간이 3년 동안 있었다. 발 하나만 담가놨었다. PD님들에게도 매일 혼나고 화장실 가서 많이 울었다. 그러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그 다음부터 계속 이어졌고 계속 그렇게 계속 공부를 한 거다. 그런데 그런 고통 없이 어떻게 배우가 되죠? 분명 지금 20대 배우들도 많이 힘들 거다.하지만 그런 시각을 겪어야 배우가 된다. 많이 울고 혼자 있을 때 잘 견뎌내야 한다. 그런 시간을 견지 못한다면 절대 배우가 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30 몇 년 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의 브레이크도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저도 쉰 적도 있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렇지만 내 캐릭터에 대한 감정들이 올 때 즐기면서 제 작업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라고 고백했다.
배종옥은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상당히 힘든 직업이다. 그래서 가끔 생각해보면 지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좀 더 잘해야겠다 생각도 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 다만, 내가 지금 아는 걸 모두 느끼고 있는 배우로 말이다(웃음). 저도 기량 있는 배우로 태어나고 싶다. 천재성 있는 배우들이 늘 부럽더라. 저는 공부하면서 만들어가는 배우다. 물론,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배종옥은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어려운 물음이다. 제가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연기하고 있을 때 제일 살아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사진 = (주)키다리이엔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