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유아인이 출연작들에 대한 비화부터 내면에 자리한 치열한 고민까지 모두 털어놨다.
7일 오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1열'에는 이 시대의 청춘을 연기하는 배우 유아인 특집으로 꾸며져 유아인이 직접 출연, 대표작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과 '버닝'(이창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아인은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시작으로 '좋지 아니한가', '앤티크', '완득이', '깡철이', '베테랑', '사도', '버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그동안 브라운관에선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그는 "배우가 너무 많은 이미지를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기엔 제가 많은 짓들을 하긴 했다. 그래도 방송은 조심스러워 했는데 가깝게 다가가고 싶고, 관객 분들과 친해지고 싶었다"라고 '방구석1열' 출연 이유를 밝혔다.
변영주 감독은 유아인의 필모그래피를 언급하며 "'훌륭한 성인이 될 것'이라는 대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대답을 만들어내고 있는 배우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한다"라고 말했고 유아인은 "너무 좋다"며 행복해했다. 하지만 주상철 기자가 "한국의 디카프리오다"라고 하자 민망함에 스튜디오를 이탈하려고 해 폭소를 안겼다.
먼저 '베테랑'을 살펴본 유아인은 "저를 향한 선택(캐스팅) 중 가장 의외였다. 그게 너무나 흥미로웠다. 본연의 이미지를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함께하고 싶었다"라며 "류승완 감독님은 시원시원하다. 현장에서 즉각적인 디렉션을 하는데, 그 디테일들이 도전의식을 안긴다"라고 조태오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조태오의 유행어인 "어이가 없네"를 2020년 버전으로 되살렸다. 그는 "말 그대로 어이가 없다. 결국엔 그런 일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며 "이게 유행어이긴 한데 많은 분들이 질리셨을 거다. 그래도 세상에 어이가 없는 일이 계속 발생하니까 제 '짤'이 계속 나돈다. 영광일 수도 있겠지만 배우는 끊임없이 그 선입견을 탈피해야하는 도전이 된다"고 말했다.
수많은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베테랑 배우로 거듭난 유아인이지만 여전히 현장은 그에게 긴장감을 안기는 곳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요구하셨던 게 잘 맞았다. 10대 때부터 연기를 하다 보니까 현장에서 소극적인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저는 현장이 막 편하지는 않다. 저로서도 숙제고 벗어나고 싶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방송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평가를 할지 모른다"며 "제 목소리에 떨림 같은 것도 존재한다. 그런 걸 제거하려고 훈련을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직업병 같은 게 있다. 하지만 솔직하게 해보는 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아인에게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 관련 일화도 공개했다. 류승완 감독의 소개로 이창동 감독과 만나게 됐다던 유아인은 "배우로서 가졌던 커다란 꿈들 중 하나였다. 이뤄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감독님의 세계와 질서에 놓인다면 나는 누가 될 수 있을지, 그런 순간 자체가 생긴 게 꿈 같다"라고 말한 뒤 변영주 감독에게도 러브콜을 보내 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님은 '청춘'이라는 말을 싫어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청춘이라는 말이 적용될 만큼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어렵다고 하셨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 기성세대로서의 의식이 강렬히 느껴졌다. 90년대 청춘 영화는 감성이 폭발했다면, 이런 시대의 청춘 영화는 '이래야 한다'는 느낌을 줬다"라고 영화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무엇보다 유아인은 "다양한 작품들을 거쳤다. 많은 작품들이 강렬하고 광기 있는 연기를 요구하고, 그런 것들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렇게 트렌드가 흘러간다. 제 몸은 그걸 거부하면서도 소화한다. 10대 대구 촌놈이 연기하려고 서울에 상경했다. 얼마나 다 잘하고 싶었겠냐. 말도 잘하고 싶고, 인터뷰도 잘하고 싶고, 연기도 잘하고 싶고, 현장에서 사람과도 잘하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이 부자연스러운 인간이 됐구나', '괴물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때 '버닝'의 종수 캐릭터를 통해 제 몸에 젖은 타성을 자각하게 했다. 새 도전을 하게끔 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고백해 시선을 모았다.
한편, 유아인은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로 다시 스크린에 컴백한다. 그는 "이런 장르는 또 처음이다. 그동안 못 본 제 표정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다. 제가 의도한 건 아니고, 최고 수준의 특수 분장 덕이다. 귀신의 집 들어갔을 때 느낌이다"라고 전해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