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여전히 작품의 주역들은 없는, 고요한 시사회다.
'도망친 여자'(감독 홍상수)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선 처음 베일을 벗으며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나 통상적으로 시사회 이후 진행되는 기자간담회는 열리지 않았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2.5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수의 영화들이 시사회를 열지 않고 곧바로 개봉으로 직행하거나 시사회는 개최하되 간담회는 진행하지 않는 추세를 따르고 있다.
다만 '도망친 여자'는 경우가 다르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 공식 석상에 서지 않고 있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불륜 스캔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홍 감독과 김민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식 인정해 대중의 질타를 받았던 바다.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 '강변호텔' 등 두 사람은 꾸준히 작품을 이어왔지만 시사회를 통해 작품만 공개할 뿐,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아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다. 해외 영화제에는 참석해 글로벌 팬들과 GV를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의 경우, 영화 행사조차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지 않는 것 또한 예견된 일이었다. 코로나19 시국이라 하여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 방역은 영화관 측에 맡겼고 따로 배치된 관리 요원들도 없었다. 취재진이 자체적으로 거리를 두며 티켓을 발급받았다. 대신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한 상영관 내 관람 인원을 49명으로 제한했고 입장 전 체열 검사 및 문진표 작성이 이뤄졌다.
영화관 내부 스크린에는 '코로나19에 대비하고자 관객분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방역 수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일환으로 본 시사는 50석 미만으로 진행됩니다. 관객분들께서는 배부된 티켓 내 기재된 좌석에 반드시 착석 부탁드리며 상영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음식물 섭취 역시 자제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한편,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로 김민희를 비롯해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가 함께 출연했다.
세계가 사랑하는 홍상수 감독답게 해외에서 연이은 수상 낭보를 전해왔다. 올해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고 로튼토마토 지수를 100%를 기록한 데 이어 제58회 뉴욕영화제, 제69회 만하임-하이델베르크국제영화제, 제21회 도쿄필름엑스 등 해외 유수 영화제의 초청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경쟁 부문인 자발테기-타바칼레라 어워드(Zabaltegi-Tabakalera Award) 섹션에도 초청을 받아 상을 놓고 겨룰 예정이다.
이처럼 여러 차례 작품성을 인정받은 '도망친 여자'이지만 여전히 홍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를 싸늘하게 바라보고 있는 국내 관객들이 환영할지는 미지수다. 오는 17일 개봉.
[사진 =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전원사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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