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100% 스마트폰 제작이다. 영화 '하트어택'이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단편 영화 '하트어택'(감독 이충현)은 공개를 앞두고 5일 오전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과 김상일 촬영감독이 참석했다.
'하트어택'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100번의 시간을 돌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타임슬립 판타지 로맨스 단편 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 '아가씨'(2016), '럭키'(2016), '독전'(2018)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남다른 미장센과 신선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제작사 용필름이 제작에 참여했다.
12분의 러닝타임동안 배우 이성경이 주연으로 나서 극을 이끌었고 단편 영화 '몸값'으로 국내외 평단의 주목을 받은 데 이어 개봉 예정인 장편 데뷔작 '콜'로 명실상부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괴물신예 이충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충현 감독은 "삼성에서 먼저 영화를 제안해주셨다. 단편영화는 워낙 좋아하고,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찍고 싶었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궁금했다. '콜' 개봉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고 '콜' 스태프를 다시 만날 기회였다. 또 '몸값'의 촬영감독님과 다시 작업할 수 있게 돼 기분 좋게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전작의 결과 달리 멜로에 처음 도전한 이 감독은 "'몸값'이나 '콜'은 서스펜스 위주의 긴장감이 넘치는 장르영화였다. 영화 두 편을 연속으로 찍다 보니 다른 장르에 대한 궁금증과 욕구가 있었다. '하트어택'은 갤럭시S20로 찍을 수 있는 기회라 예쁜 이미지도 담아내고 싶었다"며 "형식적인 도전이 단편영화만이 할 수 있는 묘미다. '하트어택'은 시나리오 작업 이전에 콘티부터 작업했다. 이미지적 은유를 영화로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이 강했다. 이야기보다는 이미지로 말하고, 문학으로 따지자면 시처럼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하트어택'은 본편부터 포스터까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20 울트라(GalaxyS20 Ultra)로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스마트폰 촬영으로만 형성되는 독특한 분위기, 생동감 넘치는 촬영 기법이 매력적이다. 스마트폰 표현으로 부족한 지점은 화려한 색채의 소품, 휘황찬란한 배경, 애니메이션 등의 다채로운 미장센으로 채웠다.
김상일 촬영감독은 "수백 장 되는 그림들이 있었다. 3일 안에 찍는다고 했는데 처음엔 '어떡하지' 싶었다. 저희가 삼성에서 스마트폰 5대를 받았다. 언제든지 꺼내서 쓸 수 있게 준비를 했다. 이게 휴대폰으로 찍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찍을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을 받고 찍어 보니 색깔들이 잘 살아있었다. 원색적인 느낌이 잘 살았다. 쨍한 느낌이었다. 저희 로케이션도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또 충무로 베테랑 제작진이 다 합세를 해주셔서 크게 걱정을 안 하고 들어갔다. 사실 없어진 필름들을 찾아보며 '이런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후반까지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 역시 "스마트폰 촬영이 일반 영화 촬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빠르고 수월하게 작업했다"라며 "스마트폰으로 하니 여러 시도를 해봤다. 스마트폰을 농구공에 붙여서 날리는 장면이 있다. 실제 영화용 촬영으로는 생각도 못한다. 스마트폰이라 가능한 일이다. 폰을 날리는 것이라 배우 분이 잘 받아주셔야 한다. 떨어지면 손상이 생기는 거라 조마조마하며 던졌는데, 다행히 잘 받아주셨다. 그 장면이 가장 애정에 남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강점인 '하트어택'인만큼 이 감독은 "레트로 콘셉트를 가져오기 위해 여러 콘텐츠를 많이 연구했다. 영화보다는 최근 뮤직비디오에서 찾았다. 가수 박문치님이나 가수 아이유님의 뮤직비디오 등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미술, 소품이 중요했다. 연구를 많이 했다. 촬영 리듬도 중요해서 여러 레퍼런스를 많이 봤다"고 밝혔다.
이성경 캐스팅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 감독은 "영화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나서 직감적으로 이성경 배우님이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고민도 없이 1~2분만에 어울릴 것 같았다.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영화 안에 잘 담겨서 플러스 요인이 됐다"며 "성경 배우님에게 깜짝 놀랐다. 정말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계신다. 촬영할 때 날씨가 정말 더웠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까지 포함해서 가장 넘치는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다. 힘들었을 수도 있는 촬영인데 돌파를 해주셨다. 실제 성격이 영화 안에서도 잘 묻어났다. 영화를 사랑스럽게 만들어주셨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외국의 낯선 배우를 이성경 상대역으로 낙점한 것에 대해선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여자가 남자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점에서 남자가 최대한 미지의 인물로 보였으면 했다. 그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언어를 쓰는 배우가 등장하면 여자가 더 수수께끼처럼 보일 것 같았다. 영화 감정에 도움이 많이 됐다. 실제로 배우 분은 우크라이나에서 오셔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연기 경험이 한번도 없다. 리허설 할 때만 해도 영상 촬영에 대한 개념이 없으셨다. 다행히 현장에서 잘 하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스마트폰 촬영의 대중화를 플랫폼 확장으로까지 전망했다. 그는 "제가 밀레니얼 90년대 세대이지만 은근히 기계에 대해 잘 모른다. 스마트폰 촬영이 일반 영화 촬영과 크게 다를까 싶었다. 막상 찍어 보니 좋았다.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컷이 많다. 3회차 촬영인데 많은 분량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스마트폰이라 현장에서 유연하고 빠르게 찍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결과물도 영화용 촬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반인 분들도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으면 충분히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겠더라. 그것을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도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숏폼 위주의 플랫폼이 더 생길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이 감독은 로맨스 영화에 대한 기분 좋은 욕심도 내비쳤다. 그는 "이런 장르를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라라랜드'나 '어바웃 타임' 같은 리듬감 좋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언젠간 이런 영화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옛날부터 하고 있었다.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시간이 더 지날수록 그 욕구가 강해진다. 보시는 분들이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선보이고 싶다"고 말해 향후 작품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0월 5일 왓챠 공개.
[사진 = 하트어택 제작위원회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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