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이 일상이 된 지금,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일주일간 네 커플에게 일어나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었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로 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혼 4년 차 형사 지호(김강우)와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 요청을 하게 된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부터 한쪽 다리를 잃은 패럴림픽 스노보드 국가대표 래환(유태오)과 사랑이 있는 한 어떤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는 원예사 오월(최수영)의 로맨스까지 다채롭다.
그중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재헌, 진아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띈다. 유연석과 이연희가 연기한 두 캐릭터는 갑작스레 찾아온 번아웃, 연인에게 받은 이별 통보에 아르헨티나행을 결심한다. 산텔모 시장, 라바셰 광장 등 아르헨티나 명소는 물론 세계 3대 폭포로 불리워지는 이과수 폭포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남미 특유의 화려한 색감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유태오가 분한 패럴림픽 선수 래환도 코로나로 쌓인 답답함을 대신 해소해주는 인물이다. 그가 스노보드를 타고 설원을 가를 때면 마음이 뻥 뚫리는 통쾌함까지 느껴진다. 청계천, 남산타워, 명동 같은 서울 데이트 코스도 현실감 있게 담아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떠나고자 하는 욕구를 대리 만족시켜주는 동시에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힘을 실어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처럼 보는 맛을 충족시킨 '새해전야'지만, 그에 못 미치는 빈약한 서사로 로맨스라는 장르가 무색하게 설렘을 유발하기엔 역부족이다. 예상 가능한 이야기 전개도 문제이지만, 자칫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대사도 아쉬움을 더한다.
오는 10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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