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변요한이 영화 '자산어보'로 4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변요한은 23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31일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사도' '동주' '박열' 등 작품으로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조명해온 시대극의 대가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연출작이다.
변요한은 극 중 창대 역할을 맡아 4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드라마 '미생'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온 바. 영화 '소셜포비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하루',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을 펼쳤다.
이번 '자산어보'에선 흑산도를 벗어나기 위해 글 공부를 하는 청년 어부 창대로 완벽 변신한 변요한.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하는 인물이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이에 변요한은 정약전을 만나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 창대의 입체적인 모습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전라도 사람들을 만나며 사투리 연습에 매진하고 수영과 생선 손질 교육을 받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변요한은 '자산어보'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강조,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최근 열린 언론 시사회 당시 눈물을 쏟았던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기억들이 떠올랐다. '자산어보'를 찍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봤기 때문에 감사함의 눈물이었다. 또 '자산어보'는 정말 좋은 영화라는 것, 여운이 아주 깊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흑백영화 촬영은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라며 "색채감이 없고, 배우의 목소리와 표정으로만 전달돼야 하기에 조금은 서툴더라도 진실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많은 선배님과 동료가 조합이 돼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청년 어부 창대 캐릭터에 대해선 "저 같다는 생각도 했고 청춘 같다는 생각도 했다"라며 "그 시대에 창대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떠한 마음으로 학문에 대해 갈증을 느낄까 고민했다. 창대 자체가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라서 그 친구를 응원하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이준익 감독, 선배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떨까. 변요한은 "이준익 감독님, 설경구 선배님을 늘 동경하고 있었고, 함께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는데 '자산어보'는 그런 두 분을 한 번에 만나는 순간이었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설경구에 대해 "설경구 선배님은 공과 사가 명확하신 분이다"라며 "제 선택에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선배님께 많은 영감을 얻기도 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준익 감독에 대해선 "장점을 보시는 분이다. 약점은 눈을 감아주시는 분이시고요. 항상 배우들과 친구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실제로 촬영장에서 그 마음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우선해봐' 하고 믿어주셔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변요한은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연기 포텐이 터졌다"라는 극찬을 받은 바. 이에 대해 그는 "결과적으로 그런 칭찬을 해주시다니, 제일 기뻤다. 배우로서 그것만큼 기쁜 칭찬은 없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사실 이준익 감독님이 '자산어보'의 모든 것을 다 하셨다. 저는 그저 상상력과 몸뚱어리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움직였을 뿐이다. 이준익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변요한은 이정은에 대해 "큰 포용력을 가진 배우라서 많이 의지하면서 임했다.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변요한은 "스스로 2년 동안 휴식기를 가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데뷔 10년 차가 됐는데 조금은 지쳤던 거 같다"라고 고백하기도.
그는 "휴식기를 보냈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떻게 그게 바로 고쳐지겠나. 앞으로도 고쳐지려 노력할 테지만, '자산어보'가 마법처럼 저라는 사람의 삶을 바꾸게 했다"라면서 "내가 바라보는 것들을 느끼려고 하는 것, 그리고 많은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게 사실은 배우가 해야 할 일이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변요한은 "낯가림이 심한 탓에 과거엔 '여보세요'를 하기 힘들 정도로 말을 더듬었던 적이 있다. 그때 연극을 처음 접하게 됐고 말이 술술 나오는 걸 보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배우라는 꿈이 변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고 서툰데 연기할 때만큼은 정신 차리고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배우로서 고민이 많고 나를 몰아갈 때도 많고 괴롭힐 때도 많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고 늘 목마르다. 누군가는 좀 더 편하게 생각하고 좀 더 쉬엄쉬엄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항상 고민이다. 그렇지만 그 고민들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뜨거운 열정을 엿보게 했다.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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