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호러 영화"…'랑종', '곡성' 나홍진X'셔터' 반종 감독의 글로벌 만남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지금껏 보지 못한 미스터리하고 생생한 공포로 올여름 무더위를 잊게할 영화 '랑종'이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랑종'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나홍진 감독이 참석했으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온라인 화상 연결로 함께 했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을 의미한다.

'추격자'(2008), '황해'(2010), '곡성'(2016)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 참여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원안을 직접 집필했다. 연출은 데뷔작 '셔터'(2004)와 '피막'(2014)을 통해 태국 대표 감독에 오른 반종 피산다나쿤이 맡았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낯설고도 흥미로운 태국 샤머니즘을 소재로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30명이 넘는 무당을 직접 만나 리얼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구현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한국 언론에 영화를 최초 공개한 반종 감독은 설렘을 드러내며 "처음 시나리오 원안을 받았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 태국 무속신앙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다. 나 감독에서 시간을 달라고 하고 태국 무당 조사를 하며 굉장히 흥분되고 떨렸다. 한국과 태국 무속신앙에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밍 역에 나릴야 군몽콘켓을 캐스팅한 이유를 두고는 "태국에서 유명한 배우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쳤다. 나이가 어리지만 미래가 창창하고 실력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가이드라인만 갖고 영화를 찍었다. 디테일한 대사는 실제에 가깝게 배우가 연출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1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는데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반종 감독은 "나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다. 나 감독님은 저의 아이돌이다. 5년 전 한 영화제에서 나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워낙 팬이라 제 영화 DVD를 선물로 드렸었다. 5년 뒤 나 감독님께 연락이 오게 될지 몰랐다. 함께 할 기회가 생겨 행복했다"라며 "원안을 만났을 때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이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나 감독의 팬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공포 영화를 즐겨서 만들게 됐다. 공포 영화를 볼 때는 공포를 느낀다. 일상 생활에서는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무당이 있느냐, 토속 신앙을 믿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믿지 않는다. 그렇지만 리서치를 하며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영화를 대형 화면에 담으면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궁금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나 감독은 "저는 귀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겁이 많다. 공포 영화도 못 본다. 현실 속에서 귀신이 무서워서 집에 일찍 가기도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아울러 반종 감독은 "아이돌이자 멘토인 나 감독과 협업할 기회가 주어져 흥분되고 영광스럽다. 한국의 많은 팬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나 감독은 반종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며 "반종 감독님께서 연출을 너무 잘 해주셨다. 실제로 1년 가까이 태국에서 취재를 하셨다"라며 "긴장도 많이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프로덕션이 시작되고 감독님이 매일 촬영 내용을 보내주고 시간이 날 때마다 상황을 꼼꼼히 전달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컷과 여러 신, 상황을 28번 만에 촬영하신 것을 보고 놀라웠다. 완벽하게 준비한 상태로 들어가서 놀랐다. 영화를 준비하며 감독님께서 연출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감독님이 연출에 집중할 동안 저는 서사에 집중했다. 촬영 과정과 새로운 문제를 말씀드리며 서사를 챙겼다"고 덧붙였다. 또한 "호러 영화를 잘 만드신다. 글을 쓰고보니 감독님이 하시면 실제처럼 잘 나오겠더라"라고 전했다.

나 감독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높은 영화의 수위에 대해 "저는 말리는 입장이었다. 감독님이 회의가 끝나면 며칠 뒤 또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었다. 하고 싶으면 가셔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이에 반종 감독은 "수위 관련해서 나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언쟁이 있었다. 절대 잔혹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 영화를 만들자는 마음은 아니었다. 내용과 관계 없는 장면은 넣지 않았다. 수위는 영화 스토리에 꼭 맞는 장면에 맞췄다"고 설명을 보탰다.

끝으로 나 감독은 "제대로 된 호러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모두 최선을 다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랑종'은 오는 14일 개봉된다.

[사진 = 쇼박스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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