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교통정리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키움 새 외국인타자 윌 크레익은 이미 KBO리그 팬들에게 제대로 신고식을 했다. 크레익의 키움행이 알려진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이던 5월28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 본헤드플레이가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크레익은 당시 1루수였다. 하비에르 바에즈가 2사 2루서 3루 땅볼을 쳤고, 1루에서 3루수의 송구를 받았다. 사실 송구가 조금 좋지 않았다. 크레익은 1루를 밟는 걸 포기하고 포구에 성공했다. 크레익은 바에즈를 태그하면 이닝 종료. 바에즈가 뒷걸음했고, 크레익도 뒷걸음하며 1루를 밟으면 역시 이닝 종료였다.
그러나 바에즈의 '역주행'에 착각(?)한 크레익이 바에즈를 쫓았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시카고 컵스 공식 트위터에는 아직도 해당 영상이 게재돼있다.
키움 구단도, 홍원기 감독도, 베테랑 이용규를 비롯한 선수들도 크레익의 본헤드플레이를 봤던 모양이다. 이용규는 14일 훈련 이후 웃으며 "뭐에 씌이면 그럴 수 있다"라고 했다. 누구나 착각이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키움은 그와 별개로 크레익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렇다면 크레익은 제리 샌즈 이후 키움의 외국인타자 흑역사를 끊을 수 있을까. 테일러 모터처럼 내야수지만 멀티 요원이다. 에디슨 러셀만큼의 이름값은 아니지만 젊고(27세) 유망하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처럼 팀 퍼스트 마인드도 있다. 외야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니 타격훈련시간을 줄이고 외야수비 연습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역시 타격이 가장 중요하다. 키움은 전반기 막판 각종 타격지표가 다소 좋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리그 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박병호의 부진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공백을 절감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시즌 동안 482경기서 타율 0.261 59홈런. 키움으로선 크레익이 KBO리그 적응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클린업트리오에서 파괴력을 보여주면 최상이다.
주 포지션은 1루다. 박병호의 부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홍 감독은 "코너 외야도 가능하고 대학 시절에는 투수와 3루수도 했다"라고 했다. 3루 역시 확실한 주인이 없다. 외야도 파고들 여지는 있다.
홍 감독은 "상당히 반가운 선수다. 굉장히 기대가 크다. 포지션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래도 제일 큰 기대를 거는 건 타격이다. 장타력을 기대한다. 수비포지션과 타순을 교통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후반기는 8월10일에 재개한다. 여권 및 비자 이슈, 2주 자가격리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말에는 국내에 들어오는 게 좋다. 홍 감독은 "그래도 시간에 여유는 있다. 빠르면 이번달 안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후반기에는 차질 없이 합류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키움으로선 다시 한번 행복회로를 돌릴 시간이다.
[크레익.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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