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에서의 본인 루틴을 지켜줘야 한다."
키움 우완투수 정찬헌은 2년 전 허리 수술을 받았다. LG는 지난 2년간 정찬헌을 세심하게 관리했다. 일단 선발투수로 돌렸다. 처음에는 열흘에 한 차례씩 등판시켰다. 이후 주 1회 등판을 맡겼다. 최근에는 보통의 선발투수처럼 5~6일만에 내보내기도 했다.
키움이 정찬헌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당장 선발진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내부적으로 정찬헌의 몸 상태가 향후 몇 년간 꾸준히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년에 선발진이 정비되면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해서, 막 쓰겠다는 게 아니다. 제이크 브리검, 안우진, 한현희가 동시에 빠져나간 선발진 사정을 생각하면 정찬헌이 꼬박꼬박 5~6일만에 등판하는 게 맞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정찬헌의 건강 유지를 최대 화두로 삼았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즉, 키움은 정찬헌이 수술 후 LG에서 이어온 건강 관리 및 등판 준비 루틴을 존중하기로 했다. 홍 감독은 "LG에서의 본인 루틴을 지켜줘야 한다. 등판 일자도 조정해야 한다. 우리 팀에서 갑작스럽게 뭔가를 바꾸면 위험 부담이 커질 것이다. 트레이닝 파트와도 상의하고 있다. 이번 휴식기가 있긴 했지만, LG 시절과 큰 변화 없이 가는 게 최상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정찬헌은 "주 1회 등판은 가능하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화요일 등판 후 일요일 등판은 쉽지 않다는 뜻. 그래서 홍 감독도 김동혁, 김선기 등 선발 예비자원들을 준비시키기 시작했다. 키움의 후반기 선발진은 에릭 요키시~최원태~이승호~정찬헌에 예비자원들이 불규칙적으로 합류한다.
키움 트레이닝 파트와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 정찬헌은 "공유할 부분을 공유했고, 이해해주고 있다. LG에서의 루틴을 키움에서도 가져가려고 한다. 올해만 야구하는 게 아니고 내년, 내후년 등 길게 본다. 지금 지키는 것들을 잘 지키면 더 건강한 상태로 오래 야구하지 않을까.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단, '주 1회 등판 가능'에 대한 해석을 확실하게 했다. 정찬헌은 "전반기에 잠깐 5일만에 등판하다 1주일만의 등판으로 돌아갔다. 몸이 아파서 어려웠던 게 아니라 결과가 안 좋아서 그랬다"라고 했다.
정찬헌은 140km 초반의 패스트볼에 주무기 커브, 스플리터 등을 고루 구사한다. 도쿄올림픽 휴식기는 후반기를 위한 재정비의 시간이다. "작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타자를 상대할 때 데이터로 노출된 부분이 있다. 5일 로테이션이 힘들어서 지쳤다? 그건 아니었다. 투구 래퍼토리가 읽혀서 맞았다. 보완하기 위해 휴식기를 잘 활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7월31일 퓨처스리그 인천 SSG전서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8일 퓨처스리그 창원 NC전서 또 등판한다. 정찬헌은 "(이)지영이 형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사인을 외우기 시작했다. 내가 던지는 구종에 따라 포수가 앉아야 할 위치, 볼카운트에 따라 승부할 수 있는 구종에 대해 공유했다. 결과는 의미 없었다"라고 했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