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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성적이면 ML복귀 힘들듯...'쇠고집'성격상 계속 도전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뛰고 있는 양현종. 그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양현종은 트리플 A 마운드에 11일만에 올랐다. 그것도 선발 투수가 아니라 중간 계투였다.
양현종은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와 맞대결에 구원 등판했다. 결과는 2⅓이닝 동안 3실점(2자책점). 투구수 44개,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5.48에서 5.60으로 상승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거둔 평균자책점이다.
11일만에 마운드에 오른 것도 석연치 않다. 그는 특별한 부상도 없었는데 10일간 ‘장기휴업’을 했다. 아마도 본인 뜻이 아니라 ‘타인의 뜻’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이나 감독의 조치라는 이야기이다.
그 이유는 트리플 A에서조차도 선발 투수가 아니라 중간계투 신세로 전락했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양현종은 지난 6월 17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곧바로 지명할당 조치로 40인 엔트리에서도 제외됐고 본인이 FA를 선언하지 않고 그냥 텍사스 마이너리그행을 받아 들였다. 그곳이 바로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였다.
양현종은 나름대로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하겠다는 계산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두달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별로 좋아지지 않고 있다.
트리플 A성적을 보자. 10경기에서 45이닝을 던져 42탈삼진 10볼넷 10피홈런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 중이다. 트리플 A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 트리플 A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이다.
당연히 구단에서는 그를 '전력외’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결국 양현종의 선발 투수 자리도 뺐은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는 라운드락의 젊은 투수들에게 돌아갔다. 양현종은 받아 들일 수 없는 조치였기에 ‘10일간의 장기휴업’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복귀가 아니라 트리플 A에서도 퇴출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양현종의 앞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KIA 복귀도 그 시나리오 중 한 가지이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에서 양현종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지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양현종의 앞날에 대해서 질문하자 "양현종의 성격을 모르십니까? 쇠고집 이잖아요. 전혀 흔들림 없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존심이 엄청 강하다는 이야기이면서 계속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미이다.
한국 나이로 34살인 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그 나이에?’라고 말렸지만 그는 결국 텍사스에 입단했을 정도였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도전은 일단은 성공했고 꿈은 이루었다. 그렇기에 그는 미국에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라는 것이다.
당연히 은퇴는 KIA에서 하겠지만 올 시즌 중 KIA 복귀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9월에 복귀한다고 해도 2주간 자가 격리해야되고 컨디션 조절 등을 하다보면 시즌이 끝날 수도 있기에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현종의 도전은 계속되겠지만 현재 상황은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가는 느낌이다. 왠지‘무모한 도전’같은 느낌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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