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술판 듀오'의 가을야구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키움에 비극의 씨앗이 됐다.
키움이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패퇴했다. 1일 1차전을 7-4로 잡고 시리즈를 2차전으로 몰고 갔으나 2차전서 마운드가 무너지며 대패했다. 결국 5위의 와일드카드 업셋은 또 현실화되지 않았다.
키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패퇴서 드러난 결정적 장면은 '술판 듀오' 안우진과 한현희의 희비다. 두 사람은 올 여름 한국야구를 뒤흔든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및 부적절한 술자리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홍원기 감독의 말 바꾸기 논란 속에 KBO 및 키움의 징계를 모두 소화하고 후반기 중반과 막판 복귀했다. 두 투수 모두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안우진은 징계 전이던 전반기 막판부터 '스텝업' 조짐을 보이더니 복귀 후에도 여전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특유의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 위력에 슬라이더 커맨드를 조정했고, 커브를 장착하면서 상당히 까다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안우진은 1일 1차전에 선발 등판, 6.1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2실점했다. 7회 1사서 대타 김인태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결정적 한 방을 얻어 맞았으나 전체적인 투구내용은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가히 '악마의 재능'이라 부를 만했다. 안우진의 호투가 1차전 승리의 밑거름이었다.
한현희도 정규시즌 막판 복귀해 나쁘지 않았다. 10월 4경기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40에 그쳤으나 선발승도 한 차례 따냈고, 구원 등판해 홀드까지 기록했다. 사이드암 치고 빠른 공을 던지는 장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크게 의존하는 단점이 확실한 투수.
홍원기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한현희를 정찬헌 뒤에 +1로 붙이겠다고 선언했다. 단기전서 선발투수의 구원 등판은 자연스럽고, 불펜 경험이 풍부한 한현희는 좋은 선택. 그러나 한현희가 홍 감독의 믿음을 배신했다.
정찬헌이 2회 1사에 물러난 뒤 투입됐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오히려 승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2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1-4서 1-9로 처졌다. 키움은 이정후의 싹쓸이타로 추격해봤지만, 불펜이 또 무너지며 대패했다. 한현희가 1-4서 흐름을 잡아줬다면 중반 이후 승부는 알 수 없었다.
이제 키움 마운드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조상우가 군 입대를 하고 2020년 메인 셋업맨 이영준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한현희, 베테랑 정찬헌의 보직, 이승호의 부활 여부 등이 관심사다. 타선이 리그 정상급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마운드 위력을 극대화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날 20피안타 16실점은 키움으로선 치욕이다.
[한현희와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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