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두산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홈 맞대결에서 16-8로 완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준PO)행 티켓을 따냈다.
두산은 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몇몇 주축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새 둥지를 찾아 떠났다. 그리고 외국인 원·투 펀치도 각각 일본과 미국으로 이적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두산은 최주환과 오재일의 보상 선수로 강승호와 박계범을 지명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양석환을 영입하여 '야수' 공백 메우기에 열을 쏟았다.
출혈이 컸던 만큼 두산의 올 시즌 과제는 '새판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상 반강제적인 리빌딩에 가까웠다. 시즌이 개막한 이후에도 톱니바퀴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선발진에서 유희관과 이영하가 부진을 겪었고, 필승조로 활약하던 박치국과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순위가 7위까지 내려앉기도 하는 등 두산의 입장에서는 올해 여러 가지로 참 안 풀리는 한 해였다. 그러나 두산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바탕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두산은 9월 무려 16승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4위 자리를 지켜내며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잘해왔다. 어제(1일) 경기도 너무 잘했다. 필승조가 좋지 않았지만, 시즌 막바지 팀을 위해서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하고 있다. 팬들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환 또한 "선수들 모두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포스트시즌을 즐기자고 했다. 잘하면 다 같이 잘한 거시고, 못 하면 다 못한 것이다. 끝까지 후회 업슨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 경기 선수들이 잘 뭉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산의 진정한 저력은 가을 무대에서 드러났다. 두산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키움에게 4-7로 패하며, 4위 어드벤티지가 소멸되는 상황에 놓였다. 키움과 다름없는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5위 팀이 와일드카드를 거쳐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를 밟는 일은 올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팀은 달라도 달랐다. 일단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긴장하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온전한 선발 자원이 없었지만, 잇몸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키움의 선발 자원 3명을 상대로 15안타를 몰아치며 13점을 뽑아냈다. 확실히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도 고삐를 늦추는 법도 없었다. 그야말로 경험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일단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 준PO 진출에 성공하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러나 여전히 앞날은 험난하다. 마운드가 탄탄한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과연 '미라클 두산'이라는 별명 답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기적을 쓰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 김재환과 페르난데스가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두산의 경기 1회말 2사 1,3루에서 양석환의 적시타에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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