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후회하는 경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삼성 구자욱은 10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승패에 이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얘기했다.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붓고 시즌을 마치거나 3차전을 준비하겠다는 자세였다.
결과적으로 구자욱의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본인은 후회를 덜 할지도 모른다. 9일 대구 1차전서 9회에 홈런 한 방을 터트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10일 2차전서도 우전안타 한 방을 날렸다.
그러나 삼성은 9일에도 10일에도 패배했다. 2015년 이후 6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라왔으나 단 2경기로 마감했다. 내용을 뜯어보면 구자욱의 바람 혹은 다짐과는 거리가 멀었다. 1차전서는 5~6회 1사 만루 찬스를 잇따라 놓치는 등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KT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 이후 8일간 실전 없이 보낸 것에 대한 부작용이 있었다.
9회 2사에 올라온 마무리 오승환이 박세혁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 희생양이 됐고, 추가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경기 막판까지 내용이 어수선한 것도 삼성으로선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 찜찜한 흐름은 2차전에도 계속됐다.
일단 허삼영 감독이 올 시즌 14승에 두산전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한 토종 에이스 원태인 대신 두산전 평균자책점 4.50의 백정현을 최근 컨디션이 좋다는 이유로 선발투수로 낸 게 패착이 됐다. 백정현은 초반부터 무너졌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성장한 투수는 0-5로 흐름이 넘어간 뒤에 등판했다.
타선의 응집력은 1차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0-2로 뒤진 2회 2사 만루 찬스를 놓쳤고, 0-5로 뒤진 3회 1사 1,3루서 오재일의 내야땅볼로 1점을 만회했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4회에는 2사 후 연속안타가 나왔으나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8~9회에 1점씩 추격했으나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내긴 무리였다.
벤치의 선택, 믿었던 투수들의 실점과 타자들의 헛심. 삼성은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까지 노릴 정도로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그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단기전 강자'라는 과거의 타이틀을 되찾기에는 부족했다. 구자욱은 후회하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삼성 선수들은 대구로 내려가지만,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아닌 집으로 간다.
[삼성 선수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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