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믿었던 토종 에이스가 무너졌다. 그리고 준비했던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두산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1-6으로 완패했다. 두산의 우승 확률은 지난 1차전만 내줬을 때보다 무려 10% 이상이 하락한 10.5%.
두산은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WC),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모두 거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체력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 반드시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끌어줄 필요성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최원준이 계속해서 3~4일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나왔는데, 5일을 쉬면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오늘 (최)원준이가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믿었던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와르르 무너졌다.
최원준은 4⅓이닝 동안 투구수 65구, 6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우는 있어도,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진 경우는 없었던 최원준이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시작부터 애를 먹었다. 최원준은 1회 황재균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강백호와 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득점권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극복했다. 최원준은 2회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고, 3~4회도 무실점으로 매듭지었다. 하지만 5회가 문제였다.
최원준은 5회 선두타자 박경수를 내보낸 후 심우준에게 번트 안타를 내주면서 조금씩 고전하기 시작했고, 조용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2실점째를 기록했다. 부담감 때문일까, 최원준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사사구를 남발하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한 발 빠르게 움직였을 두산 벤치는 조용했다. 그리고 이 판단이 패착이 됐다. 두산은 최원준이 유한준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 제라드 호잉에게 볼넷을 내준 후에야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전에 예고한 것과 같이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미 기울어진 경기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두산은 바통을 이어 받은 홍건희가 장성우에게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맞는 등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패색이 짙어졌다.
쉴 틈 없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러온 만큼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원준의 교체 타이밍은 너무 늦었고, 어떻게든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투입된 홍건희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두산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홍건희의 투입은 빨랐어야 했다.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과 밀어내기 사구로 추가 2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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