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우정은 변치 않는 듯 하다. 중국 여자배구 슈퍼리그 상하이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사진 한 장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다가오는 주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김연경이 같은 소속팀 선수인 미국인 조던 라슨 뿐 아니라 상대방인 선전 소속 외국인 선수 다야나 보스코비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함께 'Merry CHRISMAS'라고 인사하는 사진이다. 동료인 라슨이 SNS에 올린 사진을 김연경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옮겨 놓은 것이다.
보스코비치는 동료가 아니라 선전 중국-세르비아 여자배구단 소속 선수이다. 이번 리그 우승을 하기위해서는 넘어야할 팀 중에 한 팀이다.
하지만 라슨-김연경-보스코비치는 이예 아랑곳 하지 않고 라슨의 숙소에 모여 미리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한 것이다.
그런데 이 3명은 어떻게 연결됐을까. 우선 김연경과 라슨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2018~19년 시즌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한 시즌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그리고 올 시즌 다시 중국 상하이 여자배구팀에서 재회했다. 이에앞서 도쿄올림픽때 두 선수는 잠시 만난 적이 있다.
그러면 선전 소속 보스코비치는 이 조합에 어떻게 동참하게 됐을까. 김연경과 라슨은 보스코비치와 인연이 있다. 지금 선전에서 뛰고 있는 다야나가 아니라 그의 여동생인 티아나 보스코비치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바로 터키리그에서였다.
지난 8월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을 되돌아 보자. 한국은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벌였지만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패했다. 경기 도중 김연경이 ‘식빵’을 외치자 상대편인 세르비아의 한 선수가 웃은 사진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후 김연경과 세르비아 한 선수와 뜨거운 포옹을 하는 장면도 기억할 것이다. 이 선수가 바로 다야나의 여동생이다.
1994년생인 다야나는 1997년생인 티아나보다 3살 위이다. 미국 텍사스대학 졸업 후 폴란드리그를 거쳐 2018-19시즌부터 터키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올해 중국 선전에 입단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국제배구연맹(FIVB)은 선의의 경쟁을 펼친 김연경과 티아나 보스코비치를 집중 조명했었다.
FIVB는 8월 8일 공식 트위터에 김연경과 보스코비치가 경기 후 포옹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FIVB는 이 모습에 대해서‘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상징적인 포옹을 보여준 두 레전드’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한때 한솥밥을 먹은 동료와 동료의 언니이기에 라슨이 자신의 숙소 호텔방으로 김연경과 경쟁자인 보스코비치를 불러 함께 ‘미리’ 크리스마스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속 남자는 상하이의 전력 분석관으로 보이며 다른 중국 여자는 통역으로 추측된다.
[사진=라슨 SN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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