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무서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와서 뽑아갈 수 있는 것은 뽑아가라"
이대호는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을 때 우승에 대한 염원과 은퇴에 대한 뜻을 밝혔다. 지난 1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번복할 가능성'을 묻자 "남자가 말을 뱉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완강한 뜻을 드러냈다.
이대호의 커리어는 어마어마하다. 지난 2001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은 이대호는 1루수와 3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0년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비공인 세계 기록), 정규시즌 MVP에 오르는 등 KBO리그에서 통산 16시즌 동안 1829경기에 출전해 2020안타 351홈런 타율 0.307을 기록 중이다.
국제대회에서의 활약도 뛰어났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태극 마크를 달기 시작해 총 7번이나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힘을 보탰고, 2015년 WBSC 프리미어12에서도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에서의 성적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며 4시즌 통산 570경기 622안타 98홈런 타율 0.293을 기록했다. 두 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재팬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2016년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104경기에 출전해 74안타 14홈런 타율 0.253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1군 무대를 경험한 타자는 이대호밖에 없다. 한·미·일 통산 성적은 2716안타 463홈런 타율 0.302를 마크하고 있다.
수많은 국제 대회를 비롯해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것은 이대호의 자산이다. 은퇴에 대한 마음을 굳히게 되면서 이제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에 이대호는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대호는 "후배들에게 '옆에 있을 시간이 약 6개월 밖에 없다. 궁금한 것이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와라. 부끄러워하지 말고, 무서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와서 뽑아갈 수 있는 것은 뽑아가라'고 이야기했다"고 운을 뗐다.
계속해서 이대호는 "누구든 야구를 잘하고 싶어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선배들에게 한 가지로 얻어 가고 싶었던 것이 어릴 때의 마음이었다. 1~2군 선수들이 상동에서 함께 훈련하는 기회가 많지 않다. 내가 있을 때 질문을 한다면 성심성의껏 답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겪었던 것들에 대한 말도 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대호는 "김주현은 덩치가 크고 좋다. 추재현도 잘 물어본다. 김민수는 질문은 안 하는데, 주위에서 쭈뼛쭈뼛거린다"고 웃으며 "한동희는 자꾸 본인 조가 아닌데 우리조에 있다. 선수들도 아쉬워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랬지만,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면서 내 것을 만들 수 있으면 실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현역 선수로 마지막 시즌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올해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잘 하든 못 하든 내가 가진 것을 다 쏟아내고 그만뒀으면 좋겠다"며 "작년에 유한준 선배가 우승하고 은퇴했던 것이 멋있었다. 나도 (유)한준이 형처럼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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