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박승환 기자] 이학주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간절함'이 잔뜩 묻어 나오는 경기였다.
이학주는 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두 번째 '낙동강 더비'에 유격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학주는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미국 무대에서 도전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올 당시만 해도 큰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하지만 워크에식 문제를 비롯해 각종 구설수에 올랐고, 출장 기회도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삼성에서는 기회를 받기 쉽지 않았던 이학주에게 롯데가 손을 내민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2021시즌 후 딕슨 마차도와 결별하면서 유격수를 맡아줄 자원이 필요했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발,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춘 이학주는 탐이 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군필' 투수 유망주 최하늘과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면서 이학주를 데려왔다.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았던 이학주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엄청난 구슬 땀을 흘리기도 했다. 팀에도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래리 서튼 감독과 정훈, 이대호 등 베테랑 선수들은 이학주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의욕이 과다했을까. 이학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도루를 하던 중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미세 골절을 당했다. 이학주가 빠진 사이 경쟁자 박승욱과 배성근은 시범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는 이학주의 마음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간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학주는 지난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 5일 창원 NC전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이학주는 5일 경기에 대타로 데뷔전을 치를 뻔했지만, 타석에 들어서기도 전에 지시완과 교체돼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6일 경기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경기 내내 이학주의 행동에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이학주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머물렀지만, 1루까지 전력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부상을 경험했던 이학주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학주는 1루 베이스를 향해 헤스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이후 NC 선발 송명기의 송구 실책이 겹쳤고, 이학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2루 베이스를 향해 또 달렸다. 득점과 이어지지 않았지만, 경기에 어떠한 마음으로 임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제 몫을 했다. 이학주는 1사 1루에서 송명기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네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뽑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 이학주가 6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초 1사 후 기습번트를 한 뒤 투수 송구 실책때 2루를 밟고 있다. 사진 = 창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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