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훈이가 어느 정도 2번 역할을 해주면…"
SSG 김원형 감독은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타순 구상을 하면서 2번 타순이 마음에 걸렸다. 추신수가 톱타자를 맡고, 클린업트리오는 최정, 케빈 크론, 한유섬, 최주환 등으로 구성하면 된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러나 2번은 좀 애매했다. 강력한 후보는 역시 최지훈이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입단하자마자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대학 시절에는 컨택 능력이 상당히 우수했다. 발이 빨라 수비 범위도 넓고 주루 센스도 좋았다. 1군에서 곧바로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던 이유다.
김원형 감독도 2021시즌 2년차가 된 최지훈을 믿고 중용했다. 그러나 애버리지는 0.258서 0.262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5홈런 45타점 75득점으로 직전 시즌보다 나아졌지만, 공수를 모두 갖춘 외야수로 보긴 힘들었다.
그랬던 최지훈의 올 시즌 출발은 상당히 좋다. 10경기서 40타수 14안타 타율 0.350 1홈런 2타점 11득점 OPS 0.934. 표본은 적지만, 애버리지와 출루율이 나란히 작년 대비 상승하며 '강한 2번'에 걸맞게 성장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캠프 때 2번 타자로는 지훈이를 머리 속으로 생각해왔다. 지훈이가 2번 역할을 해주면 3~5번이 강해진다. 2번 타순에서 문제가 생길 때 중심타선에서 한 명을 끌어올리면 5~6번이 약해지니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최지훈은 8일 인천 KIA전, 13일 잠실 LG전서는 9번 타자로 나섰다. 나머지 7경기서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어쨌든 SSG 타자들 중 전통적 개념의 2번 타자에 가장 마침맞다. 김 감독은 "지훈이가 9번으로도 갔다가 2번으로도 나가는데 너무 잘 해주고 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고민이 해결된 듯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시즌 초반 기대보다 잘해주고 있는 선수, 고마운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최지훈을 거론했다. 베테랑이 많은 팀 특성상 사령탑 입장에서 계산이 어려운 선수이긴 하다. 아무래도 추신수, 최정 같은 베테랑들은 애버리지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최지훈은 현 시점에서 '짐승수비' 김강민의 후계자다. 이미 SSG를 대표하는 중견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잠재력을 충분히 지녔다는 평가다. 출발은 좋다. SSG가 개막 10연승 속에서 미래 동력 하나를 확실하게 얻었다.
[최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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