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런 거 거론되면 눈을 감아버립니다."
SSG '60억원 사나이' 한유섬은 2019년의 '아픈 기억'을 꺼냈다. 3월 23~24일 KT와의 홈 개막 2연전에 이어 3월26일 인천 LG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한유섬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니까 144홈런 페이스라고 하더라. 정작 12개밖에 못 쳤다"라고 했다.
한유섬의 기억은 정확했다. 2019시즌 125경기서 타율 0.265 12홈런 52타점 52득점에 그쳤다. 2018시즌 41홈런 115타점으로 SK 중심타선을 이끌었으나 1년만에 성적이 반토막 났다. 2020시즌에는 부상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249 15홈런 31타점.
한유섬은 2021시즌 135경기서 타율 0.278 31홈런 9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유섬의 시즌 막판 활약은 돋보였다. 9월 이후 47경기서 타율 0.329 13홈런 40타점.
한유섬은 "작년 시즌 후반에 타격감이 좋았다. 캠프에서 특별히 바꾼 건 없었다. 좋았던 감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연구하고 준비하면서 시즌을 맞이했다"라고 했다. 2019시즌의 아픔을 잊지 않았고, 2021시즌 막판의 좋은 감각 역시 유지했다.
16경기서 59타수 25안타 타율 0.424 2홈런 22타점 12득점. '타점 머신'이다. 타점만큼은 이미 2020시즌에 육박했다. 득점권타율은 무려 0.458. 한유섬은 올 시즌 초반 10개 구단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타점왕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거 거론되면 눈 감아 버린다"라고 했다. 위에 거론한대로, 2019시즌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는, 타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유섬은 "야수 주전 9명 중 감이 좋다 보니 4번에 기용되는데, 그렇게 4번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야구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역대급 타점 페이스에 대해선 "나도 놀랍다"라고 했다.
지난 겨울 5년 60억원 비 FA 다년계약 효과는 인정했다. 한유섬은 "본래 올 시즌 후 FA인데, 그러면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다. '잘 해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다년계약을 하고 나니 팀이 이기는데 더 집중하게 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진 건 맞다"라고 했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한유섬은 "좋은 테이블세터(추신수+최지훈)가 있고, 1~3번 타자(3번 최정)가 살아 나가줘서 상황에 맞게 타점을 올린다. 타점 페이스가 좋은데 지금 좋다고 해서 절대 만족할 수 없다. 4월도 다 지나가지 않았고 경기가 많이 남았다.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사이클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한번 떨어지면 많이 헤매는 편인데, 그걸 줄이기 위해 대비하겠다"라고 했다.
[한유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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