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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건세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KGC 오세근은 2016-2017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뒤 한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더구나 만 35세로 신체능력이 확 꺾일 시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오히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20-2021시즌부터 몸 상태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MVP 송교창을 상대로 챔프전서 '참교육'을 했다. 1년 뒤, KGC는 건세근을 앞세워 챔프전 2연패 꿈을 꾸기 시작했다. KT의 정규경기 4승2패 우세는, 이번 4강 플레이오프서 더 이상 의미가 없다.
KGC가 SK가 강하고 KT에 약했던 건, 오세근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SK의 경우, 림 어택에 능한 최준용, 안영준이 파워까지 리그 최상위급은 아니다. 때문에 SK는 건강한 오세근 매치업이 까다로웠다. 이건 챔프전도 마찬가지다.
반면 KT에는 힘이 좋은 양홍석이 있다. 그리고 높이까지 갖춘 하윤기가 있다. 오세근 매치업이 어렵지 않았다. 양홍석이나 하윤기가 고전해도 베테랑 김영환, 김동욱이라는 카드도 있다. 때문에 KGC가 이번 4강 플레이오프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방적이긴 해도 이미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6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상태였다. KGC는 선수층이 얇은 게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그러나 오세근은 포스트시즌서 이 화법을 거부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계속 컨디션이 좋다. 한 마디로 누구와 매치업 돼도 압도한다. KT는 하윤기, 캐디 라렌, 마이크 마이어스 등 누구를 붙여도 오세근을 막지 못했다.
여기엔 KT의 약점이 있다. 하윤기와 라렌은 외곽 수비가 약하다. 외곽까지 커버하기엔 발이 느리다. 반면 KGC는 오세근과 대릴 먼로의 하이&로 게임이 최대 무기다. 오마리 스펠맨이 있을 땐 이게 잘 안 됐다. 스펠맨은 패스 능력이 있지만, 주로 킥 아웃 패스이지 어시스트를 잘 하는 건 아니다. 반면 먼로는 이미 변준형, 박지훈보다 경기운영과 패스센스가 더 뛰어난 스윙맨이다.
건세근이 먼로와 스페이싱을 하면, KT가 정상적으로 봉쇄가 안 된다. 25일 3차전은 절정이었다. 1~2쿼터에 오세근이 17점을 쏟아낸 결정적 이유. 여기에 KGC는 특유의 강한 활동력으로 KT를 잡아먹었다. 허훈에 대한 트랩, 베이스라인 트랩과 로테이션은 완벽에 가까웠다.
여기에 전성현이 정성우에 이어 한희원 마크까지 완벽히 해체한다. 문성곤과 양희종은 특유의 수비 활동량으로 아웃넘버 찬스를 맞이한다. 그렇게 경기 내내 10점차 내외의 리드를 유지했다. 반면 KT는 김동욱과 허훈의 외곽포로 어렵게 추격하더라도 라렌과 마이어스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이날 파울 콜은 그렇게 매끄럽지 않았다.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두 팀에 적절한 콜이 안 나왔다. 두 팀 모두 불만을 가진 상황. 경기종료 2분30초전 우중간의 먼로가 라렌을 상대로 반원을 그리며 파울 유도. 라렌은 5반칙 퇴장. 그러나 라렌이 먼로의 실린더를 침범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1분57초전 먼로의 5반칙 퇴장 역시 석연찮았다. 허훈이 돌파했는데 먼로가 허훈의 칠린더를 침범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반면 양 팀의 더 과격한 접촉에는 콜이 나오지 않았다. KGC는 1분26초전 변준형마저 5반칙 퇴장. 그러나 이후 KT 공격을 정상적으로 막아낸 뒤 13.2초전 전성현의 3점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세근이 28점, 먼로가 16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서 수원 KT 소닉붐을 83-77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2연승. 1승만 보태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이 정도 경기력이면 챔프전에 선착한 SK도 긴장할 법하다. 4차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오세근. 사진 = 안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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