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지금 롯데 타선에는 전준우도 없고, 정훈도 없고, 한동희도 없다. 라인업을 꾸리기도 벅찬 상황. 그래서 4번타자를 맡고 있는 그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롯데는 외국인타자 DJ 피터스(27)를 4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피터스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서 4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결승 3점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4번타자에 어울리는 장타력과 해결사 본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날 피터스의 홈런이 반가웠던 것은 홈 그라운드인 사직에서 처음으로 홈런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피터스는 "사직구장에서 친 첫 홈런이라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팀이 연패 중이었고 지고 있었는데 승리에 도움이 되는 홈런이었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롯데는 전준우, 정훈, 한동희 등 주축 타자들이 줄부상에 신음하면서 타선에 큰 공백이 생겼고 어느덧 6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롯데는 피터스가 5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7-5로 승리했고 6연패에서 탈출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만들었다.
피터스가 이처럼 홈런 타구를 펑펑 날려준다면 롯데의 도약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50경기에서 홈런 10개를 터뜨린 그는 산술적으로 홈런 29개를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 여차하면 30홈런도 노려볼 만한 위치다. 지금껏 30홈런을 때린 롯데 외국인타자는 단 2명이 전부였다. 롯데의 레전드 외국인타자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1999년, 2001년)와 카림 가르시아(2008년)가 그 2명이다.
피터스는 자신의 홈런 개수에 대해 "목표를 수치로 정하지 않았다. 숫자로 정하면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것이고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매 타석마다 강한 타구를 날려서 팀 승리를 돕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스는 파워 만큼은 확실하지만 아직 시즌 타율은 .218로 실망스럽다. 이런 와중에 부상 선수들의 공백으로 4번타자라는 중책까지 맡아야 하니 부담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피터스는 "크게 압박감은 없다. 물론 주전 타자 3명이 빠져 있어 팀에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천천히 배우면서 성장하고 있다.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 롯데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상동에서 올라와서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줘 부담이 없다.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 스포츠 정신으로 다같이 이겨낸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공갈포'에 가까운 피터스가 '진짜 4번타자'로 거듭난다면 그의 30홈런 도전도,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롯데 외국인타자 DJ 피터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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